“시위 때문에”... 10년 만에 심각한 지표 드러낸 홍콩 경제

2019-11-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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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사태로 소비 타격”
올해 경제성장률 -1.3% 전망

점점 격화하고 있는 홍콩 시위 / 이하 연합뉴스
점점 격화하고 있는 홍콩 시위 / 이하 연합뉴스

홍콩이 반중·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다.

16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홍콩 통계청은 올해 3분기(7∼9월)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GDP는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2개 분기 이상 잇따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을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홍콩 통계청은 올해 전체를 기준으로 홍콩의 GDP가 1.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이 경기침체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관광객이 감소하고 상점 역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정부는 "내수가 3분기에 상당폭 악화됐다"며 "국내 소요 사태가 소비와 관련한 활동에 큰 영향을 주고, 경제 전망이 꺾이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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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또 "폭력 사태를 끝내고 평온을 복원하는 게 경제 회복의 핵심"이라며 "정부는 상황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면서 기업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데 필요한 대책을 도입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콩에 근거지를 둔 금융업계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홍콩 안정성에 대한 명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한 은행 관계자는 "폭력 사태 때문에 홍콩에서 매출이 지난 분기 25%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홍콩의 다수 은행은 향후 수년간 홍콩 내 투자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6개월 동안 이런 상황을 여전히 얘기하게 된다면 그때는 사람들이 홍콩을 포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금융업계는 중기적으로 홍콩보다 예측 가능한 싱가포르의 은행과 로펌으로 향후 대형거래가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기업이 받는 충격의 대부분이 식당과 같은 소규모 기업에 국한돼있으나 최근 경제통계를 볼 때 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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