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홍콩 시민들이 영화 '택시운전사' 보고 남긴 말

2019-11-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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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연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한국 시민들 민주화 이루기까지 많은 희생 치렀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집회 / 이하연합뉴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집회 / 이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홍콩 정부의 시위대 강경진압을 규탄하고, 한국인들의 지지와 연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홍대 거리 등에서 홍콩 시위 연대 행동을 이어온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 시민들은 민주화를 이루기까지 많은 희생을 치렀다. 홍콩이 그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한국 시민들이 홍콩과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에 열린 이날 집회에는 홍콩에서 온 유학생과 한국인 대학생 등 약 30여명이 참여했다. 집회 시작 전 이들은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 간이 분향소를 차리고 홍콩 시위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홍콩을 지키려는 시민들이 자유화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를 메우고 있지만, 홍콩 경찰은 이들을 거리에서 지우기 위해 연일 강경 진압을 하고 있다"며 "최루탄 연기에 홍콩시민들의 인권은 질식됐고, 폭력과 공포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실탄 발사가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됐고, 과잉진압과 불시검문, 시민에 대한 모욕도 일상이 됐다. 경찰에 쫓기던 한 시민은 결국 의문사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홍콩 소재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는 한국인 대학생 A씨는 "시위에 참여하는 홍콩 시민들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매우 존경했다"며 "일부 홍콩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5·18 광주 항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감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고 들었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홍콩 민주화 시위에 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여자들은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五大訴求 缺一不可)",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등 구호를 외치며 홍콩 지지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마련된 홍대거리 '레넌 벽'까지 행진했다.

홍대거리 '레넌 벽'에 홍콩 지지 문구 적는 시민들
홍대거리 '레넌 벽'에 홍콩 지지 문구 적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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