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만 쓰면 '100인치 영화 세상' 멋진데…'88g 핫팩'의 압박

2019-11-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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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AR글래스 내년 상용화…콘텐츠 화질 우수하나 무게·발열 등 아쉬워
성능 향상에 '스트리밍' 결합되면 충분히 매력…“세상이 이렇게 좋아지네”

AR글래스를 착용하고 V50S씽큐로 콘텐츠를 클릭하는 모습. 콘텐츠 화질은 우수하나 무겁고 발열이 심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 뉴스1
AR글래스를 착용하고 V50S씽큐로 콘텐츠를 클릭하는 모습. 콘텐츠 화질은 우수하나 무겁고 발열이 심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 뉴스1

# 안경 하나 착용했을 뿐인데 눈앞에 대각선 길이 254cm(100인치)의 거대한 화면이 나타난다. 화질도 초고화질(FHD)급으로 선명하다.

LG유플러스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한다. 제품은 중국 스타트업인 '엔리얼'사의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지난 4월 상용화된 후 B2C 사업 모델에서 기대를 모은 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다. VR의 경우 이통사들이 게임 등과 묶으며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AR은 화면에 캐릭터나 동물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AR글래스·서비스를 들고 시장에 진출한다.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은, 글쎄."

엔리얼 라이트를 30여분간 사용해보니 장단점이 뚜렷했다. 장점부터 나열하면 생각 외로 고화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쓰고 보는 VR 영상보다 화질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V50S씽큐와 USB선으로 연결된 AR글래스를 착용하자 앞에 안내문이 뜬다. 연결된 V50S를 전방으로 향하면 '광선'이 나오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가져다 댄 후 스마트폰 터치패드를 누르면 작동한다.

연예인이 앞에 나와서 춤을 가르쳐 주는 등의 콘텐츠도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그러나 TV나 영화는 다르다. 상상 이상의 퀄리티를 제공한다. 화질이 깨끗한 것에 한 번 놀라고, 화면 위치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앞으로 사람이 지나가도 화면을 가리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생기는 빔프로젝터와의 확연한 차이다.

단점은 역시 '무게'다. 엔리얼 라이트는 88g으로 AR글래스 치고는 가볍지만 그래도 콧등에 얹기에는 가볍지 않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은 안경을 착용하고 AR글래스를 써야 하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 마음 편히 보려면 콘택트 렌즈를 매번 껴야할 판이다.

발열도 심하다. 30분 동안 이런저런 서비스를 경험하고 AR글래스 윗부분을 만지자 한겨울 '핫팩'처럼 따뜻했다. 이는 V50S도 마찬가지다. 이뿐만 아니라 AR글래스 테에 내장된 스피커의 음질도 듣기 불편한 수준이다.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엔리얼 라이트의 미국 가격은 499달러로 약 60만원이다. 세금 등이 붙으면 국내에서는 더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프로모션을 통해 더 저렴하게 제공하겠지만 수십만원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AR글래스는 가벼워질 것이고 가격도 내려갈 것이다. 콘텐츠는 많아지고 화질은 더 선명해질 것이다. 스트리밍까지 결합하면 금상첨화다. 그런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자 누군가 옆에서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나 좋아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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