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도수 낮추고 전지현 재발탁... 돌파구 찾기 안간힘

2019-11-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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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오는 12월부터 도수 17도에서 16.9도로 낮춰 출시
금융업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려면 2년 이상 시간 걸릴 것

롯데주류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외형적 변화보다는 내실 다지기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롯데주류의 매출액은 39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184억원 줄어든 12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 같았던 롯데주류는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3분기 실적이 고꾸라졌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매출액은 6571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 4.3%씩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롯데주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 감소한 163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적자도 205억원에 달했다.

적자 탈출이 요원한 가운데 기업 이미지 제고도 숙제로 남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라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롯데주류는 ‘국산 브랜드’를 강조한 해명 마케팅과 악성 허위 사실 유포자들을 대상으로 법정대응을 이어갔지만, 시장점유율 반등의 계기로 삼기에는 부족했다.

롯데주류는 부진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약 1년 7개월 만에 도수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주류는 오는 12월부터 소주 주력제품인 ‘처음처럼’의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도수를 낮춰 출시한다. 앞서 지난해 4월 소주 ‘처음처럼’의 도수를 17.5도에서 17도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진로이즈백’과 같은 도수로 저도수 경쟁에 맞불을 놓았다. 맥주 ‘클라우드’도 2년간 모델로 활동한 전지현을 재발탁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현행법상 알코올 도수가 16.9도 이하 제품은 밤 10시 이후 TV 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업계는 롯데주류가 변화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줄어든 시장에서의 입지를 되찾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류 부문은 지난 7월부터 한일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경쟁사의 신제품 성공으로 인해 맥주, 소주 모두 전년 동기대비 20% 내외의 내림세를 보여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다”라며 “주류의 경우 4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소주 점유율 확대 추세가 꺾여 이전 수준까지의 회복하려면 2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현재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클라우드’는 출시 당시의 초심을 기억하기 위해 전지현을 모델로 재발탁했고, 소주 주력제품인 ‘처음처럼’도 저도수 트렌드에 따라 다음 달부터 16.9도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