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운명의 날에 황교안 대표는 '유지' 강력 호소

2019-11-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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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 국민 생명 지키는 게 대통령 책무...대승적 결단해야”
“지소미아 종료는 자해 행위, 국익 훼손...한미동맹 와해될 수도”

황교안 지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지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여부가 결정되는 운명의 날인 2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지'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단식투쟁 중인 황 대표 이날 호소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을 위한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책무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최종적으로 종료시켜 이러한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데 대해 '강력히 성토'한다면서도 지소미아 종료를 '자해 행위', '국익 훼손'이라면서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안보 갈등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를 두고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문제이기도 한다"면서 '한미동맹의 척도'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의 종료는 미국에게도 충격적'이라면서 협정 체결 당시 국무총리로서 지켜보았던 그 과정과 배경을 다시 언급했다.

황 대표는 자소미아 종료에 따른 '상상할 수 없는 후폭풍'으로 "한미동맹이 단순한 균열을 넘어 와해의 길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황 대표는 "한미동맹을 위기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유지를 비롯해 공수처 설치 철회 등을 3일 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오늘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철야 단식 투쟁을 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공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긴급 간담회가 소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다음은 황 대표가 발표한 호소문 전문

대한민국을 위한 결단을 요구합니다.

"한미동맹을 위기로 몰아넣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그저께부터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들어갔습니다. 더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번영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국제적 외톨이로 전락하느냐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책무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최종적으로 종료시켜 이러한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한 일이며, 저 역시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강력히 성토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안보 갈등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자해 행위이자 국익 훼손 행위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미동맹의 척도입니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지역안보를 이유로 한일 양국에 이 협정의 체결을 강력히 요청해 왔습니다. 저는 국무총리 시절 협정 체결 과정에서 미국이 이 협정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역안보와 한미동맹이라는 중장기적 국익의 관점에서 실로 어렵게 이 협정의 체결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협정의 종료는 미국 정부에게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미국의 조야에서 협정 종료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까지 내비친 데 이어, 미국 상원도 협정의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협정이 최종적으로 종료되면 상상할 수 없는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최근 방위비분담 갈등도 한미동맹 위기 현상 중 하나입니다. 한미동맹이 단순한 균열을 넘어 와해의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성숙한 민주주의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하나입니다. 한미동맹이 무너지면 피땀으로 이룬 대한민국의 역사적 성취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집니다.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정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십니까? 한미동맹에 대한 대통령의 본심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저는 대통령께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안보 파탄과 한미동맹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유지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부당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풀어나가야 합니다.

2019.11.22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올림

home 윤석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