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국어대 교수가 학생에게 장학금 주고 돌려받고 둔갑하는 장학금

2019-12-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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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어대 교수들 2011년부터 17명에 장학금 주고 “지정된 계좌로 다시 입금하라”
장기영 총장 연루 의혹 제기 경찰 “통장 내역·참고인 등 수사”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교수들이 2011년부터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주고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사진=자료사진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교수들이 2011년부터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주고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사진=자료사진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교수들이 2011년부터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주고 다시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교수가 먼저 장학금을 줄 테니 다시 돌려달라고 제안했는데 학생들은 불이익을 받을까 봐 이유도 알지 못한 채 교수 지시에 따라야 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총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총장 업무를 중단하고 장기 병가를 냈다.

5일 부산 외국어대 관계자와 졸업생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일본어 일본어 학부 교수들은 월급에서 월 1∼2만원씩 학부발전기금을 냈는데, 이 돈으로 학기마다 학생 1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고 대상자도 직접 선발해 학교 본부에 보고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학생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장학생으로 선발되기 전 교수의 제안 때문으로, 교수들은 장학금 250만원을 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수고비 2만원을 뺀 248만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확인된 17명의 학생이 학교 본부에서 지급된 장학금을 받은 뒤 곧바로 학부 통장으로 되돌려 입금을 했지만 이 사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장학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 대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해외취업프로그램인 청해진 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이다.

장학금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실제 돈은 받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는 다른 장학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경찰은 최근 해당 사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교수에게 반환된 장학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통장 내역을 확인하고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학교 측도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에 장학금을 돌려줬다고 궁색하게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내에서는 일본어학부 교수 출신으로 학부장을 오래 지낸 총장도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때문에 진정인이 경찰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 진정서에는 피진정인이 총장으로 명시돼 있다.

경찰 내사가 시작되자 장기영 총장은 극심한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장기 병가를 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