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기생충'처럼... “가사도우미가 손님 불러 본인 집 행세한 것 같습니다”

2019-12-12 00:01

add remove print link

15년 동안 집안 일 도와주던 가사도우미
예비 사돈을 일 하는 집에 부른 가사도우미

이하 영화 '기생충' 스틸컷
이하 영화 '기생충' 스틸컷

가사도우미가 본인의 집이 아닌데 본인 집처럼 행세를 한 것 같다는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한 20대 후반 여성이 좀 전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게재했다. (원문)

사연을 작성한 글쓴이는 '이모'라고 부를 만큼 각별한, 초등학생 때부터 오랜 시간 문제 없이 집안 일을 도와주고 있는 가사도우미가 있다고 했다.

현재 대학원생인 그는 보통 밤 시간에, 그의 부모님은 저녁 시간대에 귀가한다. 하지만 이날 글쓴이는 일이 생겨 일찍 집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글쓴이를 본 가사도우미는 놀랐다. 부엌 테이블에서 모르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사도우미가 외부인을 집에 데리고 온 것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이후 상황은 더욱 놀라웠다. 가사도우미는 일행에게 글쓴이를 소개했다. 그는 글쓴이에게 "인사해, 우리 아들 장모님 되실 분이야"라고 소개하며 상대방에게는 "여긴 우리 조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근처에서 점심 먹고 춥길래 커피는 그냥 집에서 마시자고 모셔 왔어"라고 말했다.

일행은 글쓴이에게 반갑다며 "이모랑 엄청 친하구나. 바쁜가 보다, 결혼식 때 차분하게 또 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가사도우미를 지금껏 이모라고 부르긴 했지만 자신을 조카라고 하는 것은 처음 들었다고 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셔터스톡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셔터스톡

일정이 바빠 서둘러 집을 나섰지만 곱씹어 볼수록 이상함을 느꼈다.

글쓴이는 "저희 집 거실에는 가족 사진도 없어요. 분명 굉장히 자연스럽게 아주머니 댁처럼 행동하신 느낌이긴 했는데 이게 제가 괜히 꽂혀서 계속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가족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20억대 중반 정도하는 평범하고 오래된 아파트였다.

그는 "15년 넘는 시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네요. 아주머니께서 왜 그러신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가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요?"라고 물었다.

사연을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부모님께 말씀드려라", "CCTV를 달아라"라며 조언했다.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자작 글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기생충 실사판 아닌가", "기생충 보고 작가의 꿈을 꿨냐"며 나무랐다.

의혹이 계속되자 글쓴이는 추가적으로 자신의 대학원 학생증과 아파트 매매 현 시가 등을 올리며 인증했다. 또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장문의 글로 설명했다.

현재 그는 "신변을 너무 많이 노출한 것 같다"며 해당 글을 삭제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