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체험] GS25-랄라블라 콜라보, 실험 성공? 화장품을 살 필요가 있나?

2019-12-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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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 인 숍’ 형태로 H&B 점포 입점시킨 GS25 건국점
작은 장점 많지만… 고객들 머쓱한 상황 연출될 수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GS25 건국점’과 ‘랄라블라 건대후문점’ / 이지은 기자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GS25 건국점’과 ‘랄라블라 건대후문점’ / 이지은 기자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편의점에서 음료를 계산하고 아쉬운 듯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러곤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는 랄라블라 점포로 이동해 화장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구매하진 않았지만 직원에게 가격을 묻는 등 제법 마음에 드는 화장품에 눈도장을 찍은 모습이다.

지난 9월 ‘숍 인 숍’ 형태로 랄라블라를 입점한 GS25 건국점의 풍경이다.

해당 점포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밤 10, 11시에 문을 닫는 다른 랄라블라 점포와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덕분에 늦은 시간에도 손님을 받을 수 있다. 새벽까지 시험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의 특성과 대학교 후문이라는 접근성도 24시간 운영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점포 좌측에는 편의점이, 우측에는 랄라블라가 자리 잡고 있다. / 이지은 기자
점포 좌측에는 편의점이, 우측에는 랄라블라가 자리 잡고 있다. / 이지은 기자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도 눈에 띄었다. 점포를 나눠 사용하다 보니 통로가 비좁은 탓에 화장품을 구경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특히 부피가 큰 패딩을 입고 구경한 기자는 혹여나 화장품을 떨어트릴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점포 구조도 다소 아쉬웠다. 립과 아이라인, 섀도우 등 화장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화장대 바로 뒤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테스트해보는 랄라블라 고객과 거울에 비친 채 음식을 먹는 GS25 고객 모두 머쓱해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듯싶다.

선택 폭이 겹치는 제품도 많았다. 간단한 과자류를 포함해 립밤, 핸드크림, 생리대, 핫팩 등 각기 브랜드는 달라도 편의점과 H&B가 함께 취급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랄라블라 건대후문점은 별도의 음료와 식품을 판매하지 않았지만, 이 또한 두 점포가 조율해가야 할 문제로 보인다.

화장대 바로 뒤 편의점 음식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 이지은 기자
화장대 바로 뒤 편의점 음식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 이지은 기자

해당 점포를 두고 소비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대학생 A(22)씨는 “학교 근처에 있어서 자주 방문한다. 목적지는 편의점이라도 한 번쯤은 랄라블라 매장을 둘러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인 B(21)씨는 “올리브영이나 롭스에서도 과자나 음료도 함께 팔지 않나”라면서 “굳이 라면 냄새를 맡으면서 여기 제품을 구매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출 데이터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상 밤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야간시간대 구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유통 경계가 무너지고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원스톱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편의점과 H&B 스토어를 결합한 형태의 매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려고 한다”라면서도 “GS25 건국점과 랄라블라 건대후문점은 테스트 점포여서 추가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