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올해 반등할 거라지만… ‘변수’ 존재한다

2020-01-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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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매출 아쉬우나 영업이익 양호… 연간 영업익 4년간 최저
반등 열쇠는 'IM' 부문… 반도체 반등 예상되나 '정전' 변수
전문가 “디스플레이 부문 경쟁 가속화… 中 패권 이어질 것”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8일 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올해 반등이 예상되나 일각에서는 우려가 공존한다고 했다.

○ 4분기 매출액 아쉬우나 영업이익 양호… 연간 영업이익 4년간 최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0.46% 줄어든 59조원, 영업이익은 34.26% 감소한 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229조520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27조71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각각 5.85%, 52.95%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최근 4년 중 가장 저조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26조400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매출액 역시 2016년(201조8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시에 앞서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을 61조원, 영업이익을 6조600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잠정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으나 영업이익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IM 부문이 올해 삼성전자 반등의 '열쇠'

IM(IT·모바일) 부문에서 중저가 라인업의 해외 시장 강세에 따른 개선세, 갤럭시S10, 갤럭시폴드 출시 및 견조한 수요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전 제품들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올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달 출시하는 새 플래그십도 증익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따라 역성장했던 IM 사업부 실적은 올해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증익 전망되나 '정전' 변수

반도체 부문에선 변수가 공존한다. 저점을 찍던 D램, 낸드의 판매가·출하량은 지난달부터 개선세를 시현, 올해부터 성장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아울러 주요 고객사들이 D램 구매 재개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주요 공급자들의 감산, 전환투자 등도 수요 증가세를 이끌 것이다.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 1일 삼성전자의 경기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이 연말 정전 사고로 일부 가동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원재료인 둥근 기판 형태의 실리콘 웨이퍼에 나노(㎚, 1나노=10억분의 1m) 단위의 회로를 새기는 작업이다. 정전이 발생할 시 재공품(Work In Process)은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2018년 3월 경기 평택 반도체 사업장에서 약 28분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삼성전자는 500억원가량의 피해를 본 바 있다.

○ LCD산업 패권은 '중국'… DP 부문 난항 겪을 것

디스플레이(DP) 부문의 부진도 반등을 상쇄할 우려가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DP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중국향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본격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 난항을 겪었다. 또 중소형 수요 둔화로 중국 시장 경쟁 심화가 가속화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시장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BOE, 폭스콘, CSOT 등 중국 업체들의 10.5세대 LCD 공장 확대 추세가 삼성전자의 난조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이폰11에 OLED 패널을 공급함에 따라 손실을 일부 만회했으나 올해 소멸된다. 이와 함께 8세대 LCD라인의 8.5세대 QD-OLED 라인으로 전환투자, LCD 생산능력(CAPA) 셧다운 여파 등이 가시권에 있어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 한국 LCD CAPA가 32.4% 축소되고 65인치 이상 대형 LCD TV의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패널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일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패권을 주도하기 위해 올해 5세대 네트워크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LCD산업의 패권이 사실상 중국에 넘어간 것이다. 이 전문가는 “중국 업체가 LCD 가격 협상력을 가졌다. 국내 업체들에게 OLED는 선택이 아닌 생존 이슈”라고 말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