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0-01-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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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둥지냉면·생생우동 출고가 각각 12.1·9.9% 인상
영업이익 하락 불구 오뚜기는 11년째 라면 값 동결 중

오뚜기 ‘진라면’
오뚜기 ‘진라면’

농심이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10년째 값을 동결 중인 오뚜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말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이 상승했다면서 둥지냉면과 생생우동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둥지냉면은 12.1% 올라 1700원, 생생우동은 9.9%가 올라 2000원이 됐다.

오뚜기는 2008년 주력 제품 진라면의 가격을 100원 올린 뒤로 11년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라면 가격을 오랫동안 동결하면서 ‘갓뚜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7년에는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모범기업으로 선정돼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초청해 마련한 호프미팅에 초대받아 화제가 됐다. 이후 10년간 라면가격 동결로 물가안정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처럼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은 게 오뚜기로서는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그간 제조원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가격 경쟁력을 통한 판매량 상승이라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국내 라면 점유율과 영업이익이 하락함에 따라 오뚜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라면 시장점유율은 26.2%를 기록했다. 2015년 라면 20%를 돌파한 이후 줄곧 20% 선에 머물러 있다.

오뚜기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 성장한 5970억원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 감소한 36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2.4% 줄어든 297억원에 머물렀다. 회사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및 물류 비용의 증가를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는 라면 가격이 1% 오르면 영업이익이 10억원 뛰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알 수 없다”며 “라면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 부분과 해외 수출을 통해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