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있는 중앙대학교 학생들을 낯 뜨겁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0-01-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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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지 용접공 비하 논란에 누리꾼들 뜬금없이 중앙대 언급
일부 누리꾼 학력차별 비판하며 학력 언급하는 모순적 행태

중앙대학교 전경 사진(중앙대 홈페이지)와 여성의 사진을 붙인 것으로 글의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대학교 전경 사진(중앙대 홈페이지)와 여성의 사진을 붙인 것으로 글의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수학강사 주예지씨의 용접 노동자 비하 발언이 뜬금없이 중앙대학교에 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이 'SKY'를 나오지 않았으면서 육체노동자를 비하했다면서 주씨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벌로 사람을 재단한 사람을 비판하면서 학벌을 들먹이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해 중앙대학교 학생들을 뜬금없이 자극하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주씨는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수능 수학 가형에서 7등급 받을 정도의 실력이면 용접 배워서 호주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 용접공 아빠를 둔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는 무엇으로도 치유가 안 될 거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주예지'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수위에 오를 정도로 파장이 확신했다.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이 커지자 주씨는 다음날인 지난 14일 "특정 직업 종사하는 분들께 불편함을 끼쳤다"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죄송하다’ ‘사과한다’ 등의 표현이 없었던 까닭에 대중은 진실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용접협회는 지난 15일 "용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비하한 것"이라며 주씨에게 성의 있는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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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부 누리꾼이 주씨를 비판하면서 그의 학력을 들먹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씨는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는 “서울대 나온 유튜버는 조용한데 왜 중앙대 출신 주예지가 이리 설쳐대지?”, “중앙대밖에 못 나온 수준이면서 누굴 가르치려 들어? 어이없네. 호주 용접공들이 중앙대 수준 주예지보다 영어도 더 잘할 텐데?”, “1등급인 애들은 주씨 강의 안 본다. 솔직히 학벌도 그다지 안 좋은데 인생이 걸린 수능 공부를 맡기겠나”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주씨를 비판하며 그의 직업을 비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학원강사 따위가 다른 직업 무시할 수준까지 됐나. 뭔 대학교 수학교수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주씨는 한국사회의 고질인 학력차별, 직업차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인식을 보여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그런 그를 비판하면서 학력과 직업을 차별하는 이중적인 행태가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학력차별과 직업차별 기조가 알게 모르게 한국인들의 의식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고 보면 주씨가 촉발한 파장은 특정 조건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