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얼굴 공개하며 통렬하게 호소했다 (사진 10장)

2020-01-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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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변희수 하사 긴급 기자회견 군인권센터에서 열려
“어린시절부터 군인이 꿈이었다. 여군으로 남고 싶다”

변희수 하사 / 이하 연합뉴스
변희수 하사 / 이하 연합뉴스

군 복무 도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22일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희수 하사는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 꿈이었으며 여군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변희수 하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변희수 하사는 "인권 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나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변희수 하사는 "어린 시절부터 이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고향과 멀리 떨어진 부사관 특성화 고등학교를 찾아 진학해 소정의 교육을 받고 부사관학교의 힘들고 고된 훈련 과정을 거친 뒤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부사관으로 임명됐다"고 했다.

변희수 하사는 "젠더 디스포리아(성별불일치)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복무를 하는 동안 하루하루 심각해지기 시작했으며 너무 간절한 꿈이었음에도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군 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됐다"며 "그럴 때마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국가에 헌신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생각하며 계속 복무했다"고 말했다.

변희수 하사는 "마음이 임계치에 다다랐고 결국 어려운 결심을 통해 수도병원 정신과를 통해 진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며 "수도병원에서는 상담을 통해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던 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상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변희수 하사는 소속 부대원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슬픔을 참지 못하고 울먹이기도 했다.

변희수 하사는 "저의 소속부대에서도 제 이야기를 듣고 현역부적합심의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저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줬다"며 "그동안의 군 생활 모두가 순탄하고 훌륭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초임하사 시기 혼란한 마음으로 방황을 했지만 결심이 선 후부터는 주특기인 전차조종에서도 기량이 늘어 전차조종 A성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변희수 하사는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준 소속 부대장님과 군단장님, 소속부대원, 전우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용사들과 같이 취침하며 동고동락하며 지내왔고 그 생활을 직접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변희수 하사는 "저를 포함해 군이 트랜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제가 사랑하는 군은 계속 인권을 존중하는 군대로 진보해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변희수 하사는 "수술을 하고 계속 복무를 하겠느냐 부대 재배치를 원하느냐는 군단장님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답을 했다"며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육군은 22일 변희수 하사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전역을 결정했다. 육군의 전역 조치로 변희수 하사는 24일 0시부터 민간인이 된다.

창군 이후 복무 도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군인은 변희수 하사가 처음이다. 그러나 결국 군 당국에 의해 전역 조치가 됐다.

22일 열린 변희수 하사 긴급 기자회견 사진이다.

이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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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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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