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한에 출장 나와 있는 아재인데…' 웃긴대학에 오늘 올라온 글

2020-01-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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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댓글 보면서 상처받는 이유 조금이나마 이해“
“난리인데 밖은 진짜 개미 새끼한 마리 안 다녀 조용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 뉴스1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근원지로 의심받는 중국 우한시로 출장을 간 한국인이 우한폐렴 사태에 대한 심경을 올리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닉네임이 ‘짝퉁시장’인 누리꾼은 29일 웃긴대학에 ‘우한에 출장 나와 있는 아재다’란 글을 올려 일부 국민이 우한을 방문한 사람들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표출하는 데 대해 ”머리로는 이해가 간다. ‘그래.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바이러스 덩어리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면서 ”연예인들이 댓글 보면서 상처받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웃긴대학에 올라온 글 읽으러 가기

호텔에 갇혀 한국에서 태우러 오는 전세기를 기다리고 있는 글쓴이는 자신의 근황도 밝혔다. 그는 “원래 식사를 방으로 배달해줬는데 이제 식당 와서 먹으라고 한다. 메뉴는 볶음밥, 과일, 우육면, 주스. 갈수록 질이 낮아지고 있다. 사놓은 라면으론 2, 3일정도 버틸 것 같다. 웬만하면 라면 같은 것도 배달도 자제하려고 하는데, 전세기 일정이 일주일 이상 지연되면 그러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세기로 우한에 있는 한국인들을 옮긴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한국 기사로는 30, 31일 이틀에 걸쳐서 이송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정자 명단도 발표 안 난 상태”라면서 “다만 중국과 협의 중이라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우한시에서 4개 구역으로 나눠서 개별 집결한 후 셔틀버스를 통해 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그런데 현지 교통이 전면 통제돼 있는 상태라 이 넓은 우한에서 4곳의 집결지로 모이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5㎞ 정도 거리라서 걸어오는 사람도 있고 짐을 최소화해서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 20㎞ 거리를 여섯 시간가량 걸어와야 되는 사람도 있다”면서 집결지로 이동하는 경로와 방법은 개인이 물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현지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소시지, 불닭볶음면 등 음식의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댓글을 올려 우한시의 현재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난리인데 밖은 진짜 개미 새끼한 마리 안 다닌다. 조용하다”고 했다. 한 누리꾼이 ‘가족들이 걱정 많이 하겠다’고 하자 글쓴이는 “나는 괜찮은데 나 걱정하는 사람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