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순위 조작' 안준영 PD, 결국 2년 징역형 받았다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의 득표수를 조작한 혐의(사기 등)로 구속기소된 안준영 프로듀서(PD)에게 징역 2년형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9일 열린 1심 공판에서 안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PD에 대해 "순위조작 범행에 메인 프로듀서로 적극 가담한 점에서 피고인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대중 불신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청자의 투표 결과를 그대로 따를 경우 성공적인 데뷔가 어려울까 우려한 점, 향응을 대가로 한 실제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은 점,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에게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CP에 대해선 "프듀 101 총괄 프로듀서로 방송을 지휘·감독 책임이 있음에도 휘하 PD를 데리고 (범행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중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며 "직접 이익을 얻지 않고 문자투표이익을 모두 반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보조 PD 이모 씨와 기획사 임직원 5명에게는 500만~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안 PD 등은 프듀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주고, 데뷔조를 바꾼 혐의를 받았다.

안 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이들은 그간 재판에서 순위 조작 등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면서도 개인적인 욕심으로 한 일이 아니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안 PD에게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는 들러리로 생각했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 3600여만원을 구형했다. 김 CP에게는 징역 3년을, 함께 기소된 보조 PD와 기획사 임직원들에게도 모두 징역형을 구형했다.

안 PD는 최후진술에서 "과정이야 어찌 됐든 결과가 좋아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 스태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과정으로 얻은 결과는 그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결국 무너진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