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의 일주일 전 뜬금없는 발언, 알고 보니 철저한 계산에서 나왔나

2021-06-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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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흥업소발 집단감염 와중에 뜬금없이 정부 비난하더니…
화이자 백신 도입 가능할 줄 알고 그랬나… 정치적 의도 다분?

권영진 대구시장 /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 / 뉴스1
대구시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3000만명분(6000만회분)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하자 화이자가 이를 공식 부인하고 나서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의 과거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달 SNS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문제가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어쩌다가 국군 장병 55만 명분의 백신을 미국으로부터 원조 받았다고 감읍해 하는 나라가 되었나? 개념 없는 정치야, 무능한 정부야, 비겁한 전문가들아! 이것은 자화자찬할 성과가 아니라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란 글을 올렸다.

문재인정부가 미국이 한국군 장병 55만명을 위해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을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 중 하나로 꼽자 이에 반발한 셈.

그러자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으로 난리가 난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라면서 '당신 앞가림이나 잘하라'라는 지적이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권 시장은 “예상대로 벌떼처럼 달려든다. 많이들 기분 나쁘신 모양이다. 봉창 두드리거나 비아냥거리지만 말고 내 말에 틀린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반박해달라”라는 글을 올려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유흥업소 집단감염이 대구를 덮친 이 와중에… 권영진 시장 발언 놓고 누리꾼들 '뜨악' “미국의 백신 원조, 자화자찬할 일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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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치부될 뻔했던 당시 일화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대구시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3000만명분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사실이 동아일보 1일자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의료단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화이자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는 대구시 등이 지난 3월부터 국제 의료계 인사들에게 권 시장 명의의 공문을 보낸 사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측이 “누구인지 밝힐 수 없지만 화이자 측과 연결 가능한 유력 인사와 연락이 닿았다. 이후 백신 도입 협상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서류절차와 최종회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전했다.

문제는 대구시 등이 화이자와 연결한 유력 인사에게 속았을 가능성, 속지 않았더라도 백신을 따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한국화이자제약은 1일 대구시에 백신 공급을 승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지난해 3월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친 후 나오 던 중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시 관계자가 권 시장을 업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지난해 3월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친 후 나오 던 중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시 관계자가 권 시장을 업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한국화이자제약은 미국 화이자 본사의 확인을 거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각각 중앙정부와 초국가 규제기관에만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어떤 단체에도 한국에 화이자-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화이자 본사는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온 데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구시가 백신을 따로 공급받기 위해 화이자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뜬금없는 파문이 일고 있다. 권 시장이 백신 수급 문제를 놓고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배경에 화이자 백신 3000만명분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누리꾼은 다른 곳도 아닌 대구의 시장이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정부를 정면 비판한 데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인 게 사실이다. 대구는 신천지발 집단감염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지역이라서다. 더욱이 권 시장 발언은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이 대구를 덮친 이 와중에 나왔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권 시장이 신천지발 집단감염으로 인한 방역 실패를 정치적으로 만회하기 위해 정부 모르게 화이자 백신을 추진했으며, 백신 도입 성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 비판에 나선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 코로나백신 도입하려다가 사기당했나 대구시 “화이자백신 3000만명분 도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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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