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딸이 둘인데…” 여군 중사 유족 만난 국방부 장관이 한 말 (사진+영상)
2021-06-02 18:13
add remove print link
선임에게 성추행당해 극단적 선택한 여군
서욱 국방부 장관, 유족과 면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억울하게 숨진 여군 주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은 2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 모 중사의 빈소를 찾았다.

국방부 장관은 유족과의 면담에서 "죄송하다"라며 "저도 사실은 이 중사와 같은 딸 둘을 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2차 가해와 지휘관으로서의 조치를 낱낱이 밝혀 이 중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군검찰 중심으로 수사하는데 여러 가지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도움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사 아버지는 "억울하다고 청원해야만 장관님이 오실 수 있는 그런 상황에 정말 유감스럽다"며 "좀 늦었지만 이렇게까지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해주신다니까 그렇게 결정해주셔서 장관님께 감사를 일단 먼저 드린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구속수사고 (이후) 2차, 3차 가해자 처벌"이라 강조했다.
아버지는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게시 하루 만에 30만 명 넘게 동의했다.

면담이 끝나자 이 중사 부모와 서 장관은 안치실로 이동했다. 이 중사 어머니는 딸 영정 사진을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가 저기에 누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스럽다. 조금만 참아, 너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정말 미안해. 끝까지 억울한 것 없도록 엄마가 용기를 낼 테니까 기다려. 우리 애가 너무 보고 싶다"며 오열하다 쓰러졌다.

유족들은 "이럴 줄 알면서 구급차를 대기시키지도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앰뷸런스는 10분 후 도착했다. 서 장관은 "유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바로바로 조치하고, 의료지원팀과 앰뷸런스는 상시 대기하라"고 지시한 후 빈소를 떠났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스스로 신고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날은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