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지방조직’ 으로 비만 잡을까?

2022-05-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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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부산대 공동연구팀, 인-배스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체외 지방조직 개발
비만 환자와 유사한 환경에서 배양 시 실제 생리학적 변화 나타나…비만 치료·신약 개발에 활용 기대

<그림> 세포의 증식 특성이 조절 가능한 인배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도식도 (위). 인공 지방 조직 프린팅 과정 및 정상·비만 환자의 체내 환경 조건에서 배양되었을 때 인공 지방 조직의 모습 (아래). / POSTECH 제공

다이어트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평생의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의 적’ 인 지방조직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일이 머지 않을지도 모른다.

국내 연구진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몸 밖에서 자라나는 인공 지방조직을 개발했기 때문.

이 조직을 비만 환자의 체내 조건과 비슷한 환경에서 배양하자, 실제 비만과 관련한 다양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났다.

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 POSTECH 제공
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 POSTECH 제공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 총장 김무환)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통합과정 안민준·조원우 씨 연구팀은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인-배스(In-bath)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체외 지방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비만을 포함한 지방 관련 질병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에 최근 게재됐다.

POSTECH 통합과정 안민준 씨 /     POSTECH 제공
POSTECH 통합과정 안민준 씨 / POSTECH 제공

지방세포로 이뤄진 지방조직은 다른 기관과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내분비 기관으로서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조직을 몸 밖에서 배양하고, 이를 비만 연구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던 이유다.

다만 지금까지 개발된 체외 지방조직은 세포 밀도가 낮아 실제 조직을 완벽하게 모사하지 못했다.

POSTECH 통합과정 조원우 씨 /     POSTECH 제공
POSTECH 통합과정 조원우 씨 / POSTECH 제공

연구팀은 세포 밀도가 높은 체외 지방조직을 제작하고자 알지네이트와 지방유래 탈세포화 세포외기질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바이오잉크를 개발해냈다.

기존 바이오잉크의 경우, 세포가 배스 안에 퍼진 콜라겐의 세포부착 모티프(cell-binding motif)를 따라 이동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세포부착 모티프가 없는 알지네이트를 이용하면 이렇게 세포가 흩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 /     POSTECH 제공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 / POSTECH 제공

연구팀은 개발한 이 바이오잉크를 인배스(in-bath)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에 적용하여 세포의 증식 특성을 성공적으로 제어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팀이 원하는 위치에 프린팅된 지방전구세포(preadipocyte)는 흩어지지 않고 높은 밀도를 유지했다.

4주의 배양 후, 연구팀은 이 높은 밀도의 지방전구세포가 지질을 포함하는 성숙한 지방세포로 분화되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인공 조직으로 체내 환경을 모사한 이 연구성과는 질병의 원인 분석이나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동물 실험을 대체하며 윤리적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유전적으로 다른 동물 대신 실제 지방과 유사한 인공 지방조직을 사용함으로써 연구의 정확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우수신진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home 황태진 기자 tjhw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