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입 다문 옥시…배구선수 출신 피해자, 어제(3일) 투병 중 사망

2022-05-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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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였던 배구선수 출신 배구코치·심판 안은주 씨
지난 3일 투병 중 사망…향년 54세

옥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배구선수 출신 안은주 씨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3일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투병 중이던 안은주 씨가 PHMG 살균제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사망 신고자는 1774명이 됐다.

배구선수 출신이자 배구코치와 심판으로도 활약했던 안은주 씨는 2011년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하다 쓰러져 원인 미상 폐 질환을 진단받았다. 2015년과 2019년 폐 이식 수술까지 받았으나 이때 생긴 합병증으로 인해 목 절개 산소발생기를 착용하면서 목소리를 잃고 병원에서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은주 씨는 폐 손상 3단계 판정을 받아 긴급지원대상으로 선정돼 피해구제를 인정받았지만 옥시 측으로부터 아무런 배상과 보상을 받지 못했다.

안은주 씨는 투병 중에도 불구하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서 왔다. 목소리를 잃은 뒤에도 손글씨를 사용해 피해를 알려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옥시와 애경이 가습기 살균제 조정안을 거부해 최소한의 피해 지원까지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안은주 씨가 사망해 너무나 안타깝다"라며 "안은주 씨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제정된 이후 긴급구제지원대상으로 선정됐고 피해 구제자로 인정됐지만 옥시 측으로부터 아무런 배·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했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조정위원회는 피해보상 조정안을 제품 판매 기업 9곳에 제시했으나 옥시와 애경 측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에도 조정위원회는 설득을 계속했으나 옥시와 애경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home 이설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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