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금융지주서 특정 세력 돌아가며 수십년 해 먹는 구조, 개입 안 하려고 했는데...”

2025-12-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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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서 열린 주요 금융‧경제 부처 업무보고 자리서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일부 금융지주사들의 폐쇄적 지배 구조를 정면 비판했다. 일정한 집단이 인사권과 경영권을 독점하며 장기간 자리를 돌려가며 점유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를 단순한 내부 경쟁 문제가 아닌 구조적 부패로 보고 제도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대통령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대통령실, 뉴스1

이 대통령은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요 금융‧경제 부처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지주 내 이른바 ‘이너서클(inner circle)’이 돌아가며 10~20년씩 해 먹는 모양”이라며 “능력 있고 도덕적으로 운영되면 말할 이유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최근 보고받은 투서에 대해 “은행 인사 절차와 선발 과정에서 비공정한 행위가 존재한다는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단순히 경쟁 상대를 음해하기 위한 주장이 아니라 상당히 타당한 내용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장을 했다가 은행장을 하고, 또다시 다른 자리를 맡는 식으로 특정 소수 집단이 경영권을 주고받는 구조가 지속돼 세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정부가 관치금융 논란 때문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를 계기로 소수의 폐쇄적 네트워크가 금융계 전반을 장악하는 것은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런 구조를 깨지 못하면 도덕성과 투명성 모두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근본적인 원인은 이사회 기능의 독립성이 크게 미흡한 데 있다”며 “은행은 업권별로 법적 규제가 존재하지만 금융지주는 사실상 공적 관리 기준이 없다”고 현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내년 1월 정도에 입법 개선 과제를 마련한 후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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