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추억 속으로 빠져볼까 '푸른거탑'

2020-02-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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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 큰 인기를 끈 tvN '롤러코스터 2'의 코너 '푸른거탑'

군대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 큰 인기를 끈 tvN '롤러코스터 2'의 코너 '푸른거탑'이 독립편성돼 오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말년 병장 최종훈, 엄격한 병장 김재우, '사이코' 상병 김호창, 만능 일꾼 일병 백봉기,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이병 정진욱, 어리바리한 신병 이용주 등 여섯 캐릭터가 그 주인공.

'롤러코스터 2'에서 이들은 유격 훈련, 군대 축구, 사단장의 방문 등 남성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에피소드를 28회에 걸쳐 풀어냈다.

16일 오후 광교 인근에서 열린 공동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을 맡은 민진기 PD는 "('롤러코스터'에서) 28회를 방송하면서 저희도 놀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정규 편성의 계기를 밝혔다.

남자들은 꿈에서조차 되돌아가기 꺼리고, 여자들은 모임 자리에서 가장 듣기 싫어한다는 게 군대 이야기다. 그런데도 이처럼 큰 인기를 얻어 정규 편성되는 기회까지 얻은 비결이 무엇일까.

민 PD는 "남자들은 불 같은 시간을 보낸 애증 어린 추억이 있을 것이고, 여성들은 20대 때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냈던 분, 남동생이 군대 간 분도 계실 것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경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군대라는 소재의 장점을 꼽았다.

또 "이제까지 '동작 그만'이라는 콩트가 있었고, 그 후에도 '신고합니다' 등 많은 군대 소재의 드라마가 있었다"라며 "사실 군대라는 소재를 활용했을 뿐이지, 진짜 군대 이야기는 아니었다. 저희는 진짜 남자의 군대이야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프로그램은 군 당국의 협조를 받아 실제 병사들이 사용하는 생활관과 연병장에서 촬영한다. 출연자들은 오는 23일 방송되는 혹한기 훈련 에피소드에서는 체감온도 영하 30℃에 달하는 추위 속에서 윗옷을 벗고 연기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날 공동인터뷰에 출연자들은 실제 프로그램에서 입는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방한용 내피를 군복 밖에 입은 최종훈부터 단정하게 군복을 차려입은 신병 이용주까지 계급에 따른 복장 차이를 고스란히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말년에 이걸 한다'는 말을 달고 사는 말년 병장 최종훈은 '푸른 거탑'의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캐릭터다.

그는 군부대 안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에피소드를 전하며 "거기 계신 높은 분들이 지나가시면서 저희가 밥 먹는 모습을 보고 황당하셨나보다"라며 "군인도 이렇게 안 먹는데, 일반인이 맛있게 먹으니 '맛있으세요?'라며 지나가시길래 '맛있다'고 대답했는데, 창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복을 입으니까 나도 모르게 힘들고 배고픈가 보다"라며 웃었다.

그는 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군대 콘셉트로 이용주와 함께 초코파이 CF까지 찍었다.

최종훈은 "광고의 내용 자체가 저희가 방송했던 내용"이라며 "우리는 다른 콘셉트를 시킬 줄 알았는데, 방송에서 종교 활동 가운데 그 제품(초코파이)이 나온 것을 재미있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출연진들은 자신의 군 복무 경험도 술술 풀어냈다.

호랑이 분대장으로 분한 개그맨 김재우는 "상병 때 백지영 씨가 위문 공연을 왔다"며 "백지영 씨는 500m 앞에 있었는데도 샴푸 냄새가 났다. 왜냐하면 군대에서 쓰는 샴푸·치약·비누가 다 똑같아서 다른 냄새가 있으면 맡게 되기 때문"이라고 익살스럽게 전했다.

후임들을 괴롭히는 상병 역할을 맡은 김호창은 전차 부대에서 복무한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전차 부대에서 훈련 중에 기름이 떨어졌다"며 "무전을 치니 가까운 주유소에서 주유하라더라. 주유소에서 차들이 일렬로 기다리는데 탱크도 끼어서 기름을 넣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또 "주유소 아저씨도 '평생 탱크에 기름 넣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기념사진도 찍어가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일 사고를 치는 신병으로 변신한 이용주는 심근비대증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푸른거탑'에서 처음으로 군 생활을 겪는 셈.

그는 "군대 이야기이다 보니, '실미도' 같은 영화를 많이 찾아봤다"면서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신병 생활에 들이는 공을 설명했다.

이어 "군대는 다녀오지 않았지만, 촬영하면서 국군 장병이 정말 고생한다고 느낀다"며 "국군 장병이 우리 프로그램을 자주 보신다더라. 우리 프로그램을 보는 많은 분에게 웃음을 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일병 계급장을 단 백봉기는 지난 15일 첫 딸을 얻었다.

그는 "여자에게는 '작업'을 못 걸지만, 군대 작업만은 신들린 일병"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서, "지금 마음만은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고 있다. 마음이 그쪽에 있다"며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프로그램은 각 회당 두 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5분 내외의 짧은 패러디 코너도 함께 곁들였다.

방송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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