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이 박근혜에 보내는 편지 전문

2013-0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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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JGT_forever) 민주통합당 의원이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JGT_forever)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쓴 편지를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인 의원은 편지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침묵이 너무 길다"면서 "대통령의 침묵은 불통일 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용산의 죽음과 아픔에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용산참사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야당은 '용산참사 4주기'를 맞아, 19일 박근혜 당선자에게 구속자의 사면과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박 당선인은 이에 아직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은 편지 전문입니다.


용산참사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침묵이 너무 길다


-대통령의 침묵은 불통일뿐이다-

권불10년은 옛이야기입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인 한국에서는 권불5년입니다. 최근 조선일보가 연거푸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있고, 4대강 사업에 앞장섰던 어떤 교수도 이제는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고해성사를 하고 있습니다. 4대강이 분명 잘못된 사업이고 당장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사업임이 분명하지만, 4대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제 가슴 한 켠이 씁쓸해집니다.

용산참사 때문입니다.


강의 죽음과 아픔에 대해서는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의 반성이 시작되었지만 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용산의 죽음과 아픔에 대해서는 침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생명과 인권의 일이고, 공권력 행사에 관한 민주주의와 법치, 국가기강의 일임에도 침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나 답답해서 친한 의원님들과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제대로 된 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직후 발생한 촛불시위에 흔들렸고 그 해 겨울 용산참사에서 무너졌습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강행 사태, 최근의 헌법재판소장 이동흡 임명 도발 사태 등은 책임정치와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이 안 된 형편없는 정부의 당연한 귀결일 뿐입니다. 더 이상 놀랍지도 않습니다. 진정 놀라운 것은 너무나 오래 지속되는 박근혜 당선인의 침묵입니다.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앞에 용산참사는 또 다른 의미의 “두 개의 문”이고 “두 개의 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걸었던 경찰·검찰·법원을 핑계로 시간을 질질 끌며 정치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비겁한 불통의 길이 그 하나요. 51.6%의 지지율로 당선되었지만 용산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명백히 하며 사과할 것은 공권력의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사과하고 시정하는 명실상부한 100%의 대통령이 되는 길이 다른 하나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침묵이 너무나 깁니다.



그러나 저는 용산참사를 외면하거나 묵인하려는 침묵이 아니라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는 침묵이라 믿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가 걸었던 길은 자신을 망치고 국민들을 너무나 힘들게 만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처지가 엄중합니다.



만연한 정치·경제·사회적 불공평과 분열을 치유하고, 세계적 금융위기 경제위기 속에 복지와 성장을 모두 쟁취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입니다. 대통령의 에너지와 국민의 저력이 올곧이 국가와 국민이 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미래를 향해 모아져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명심해야 합니다. 혼돈의 시기 정당 지도자의 침묵은 리더십일 수 있지만,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에 대한 불통일뿐입니다.


국민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늘 감사합니다.


2013년 1월 대한민국 국회의원 인재근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