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 "시국선언 한 것 아니다" 전문

2013-06-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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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 20일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해

[사진=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 20일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해 "시국선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총학생회측은 기자회견 뒤 페이스북을 통해 "기회가 닿을 때마다 거듭 밝혀 왔지만, 저희는 시국선언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만일 앞으로 시국선언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학우분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정원 사태'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모집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전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과 경찰 축소수사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을 전한 데 이어, 이화여대가 첫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대학가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다음은 서울대 총학생회의 기자회견 뒤 입장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55대 총학생회입니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로 모두 하루종일 바빠서, 진작 올려야 될 글을 이제서야 올리게 됩니다. 죄송합니다.

여러 학우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기자회견 무사히 마쳤습니다.

거의 100명 가까이 오신 것 같은데, 무더위에 고생하신 100분의 학우분들 고생하셨습니다.

지금 기자회견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늘 기자회견의 맥락을 다시 한번 서술해서, 저희의 뜻이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거듭 밝혀 왔지만, 저희는 시국선언을 한 것이 아닙니다.

6월 14일(금) 국정원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즉각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때문에 16일(일)의 총운영위원회에서도 양측의 의견을 모두 고려하여 만일 앞으로 시국선언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학우분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합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적정 수준의 즉각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학우분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추진한 것이 오늘 있었던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입니다. 성명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칫 특정 정치집단의 의견에 휩쓸릴까 우려하여 "공공기관에 의한 민주주의 절차 훼손 규탄"으로 비판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는 또한 비판점을 이렇게 잡는 것이 모든 학생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 동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언론의 잘못된 제목 선정과 타 대학의 '시국선언'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학교도 시국선언을 한 것처럼 알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이 부분은 정정보도 등을 통해 최대한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번 '국정원 사건'을 진행하면서 일관되게 유지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사회적 발언을 할 때는 최대한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진행한다."

때문에 향후 대책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두가지 전제를 깔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더 강력한 행동으로 발전시키려면, 오늘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정계와 사법계에서 본 사건을 공정하고 엄중히 처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오늘의 기자회견은 학생들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사회의 경종을 울린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자정기제가 다시 원활하게 작동하여 사건이 공정하고 엄중히 해결될 수 있다면 저희가 구태여 추가적인 행동을 모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학우들의 여론수렴을 거쳐야 한다. 오늘은 성명서 발표이고 기자회견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지만, 만일 더욱 강력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그에 걸맞는 강력한 기조가 있게 될 것이고 당연히 이와 관련된 학우들의 의견이 엇갈리게 될 것입니다. 마땅히 적절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두 전제에 따라 저희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국정원 사태' 관련 TFT를 모집하겠습니다. 시국선언 등의 추가 행동을 위해서는 관련 자료의 수집을 담당하고 행동방향을 일차적으로 논의할 기구가 필수적입니다. 검찰 발표일부터 오늘까지, 수많은 서울대 분들이 '국정원 사태'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의견을 내주시는 등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활동들을 펼쳐오셨습니다. 이에 총학생회에서는 이와 같은 적극적인 학우분들과 함께 본 사태의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둘째, 관련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론수렴의 방법으로 설문조사 혹은 총투표를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찬성'과 '반대'만을 묻는 설문조사와 총투표는 완전한 여론수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추가행동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51%? 60%? 90%?

총학생회는 단순한 찬반 설문조사보다, 찬성측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고 반대측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 공유함으로써, 보다 많은 학생들이 합의할 수 있는 하나의 안을 도출해 내가는 것이 진정한 의견수렴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의견수렴의 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공청회'와 '토론회'가 적절한 여론수렴 수단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설문조사와 총투표 역시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의 계획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정원 TFT(가칭)' 모집 : 관련 자료의 수집과 일차적인 행동방향 논의

2. 격주 혹은 한달 주기의 '공청회' 및 '토론회' : TFT의 활동보고(일반 학우들에게 그간의 일을 공유) 및 토론&의견 공유

이에 저희는 '국정원 TFT(가칭)'을 모집합니다! 이번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실 의사가 있으신 학우분들의 많은 참여 바라겠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총학생회 정책기획국장 최석원으로 문자 혹은 전화해주시면 됩니다. 6월 27일(목) 정오까지 참여신청을 받고, 바로 오후에 TFT 첫 회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오늘 많은 학우분들이 기자회견에 찾아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주신 약 100명의 학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리겠습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