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주인공 됐다" 글 논란에 EBS 측 입장

2014-02-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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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이미지=EBS 캡처]EBS '다큐프라임' 방송에 얼굴이 노출된 한 여학생이 EBS

[이하 이미지=EBS 캡처]

EBS '다큐프라임' 방송에 얼굴이 노출된 한 여학생이 EBS 측에 초상권 침해와 편집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난 28일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 방송 뒤, 한 여학생이 남긴 글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SNS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여학생은 "저는 학점교류 차원에서 서강대에서 수업을 들은 타대생"이라며 "2013년 12월 7일 수업 당시, EBS는 사전 통보도 없이 강의 시작을 늦추는 무례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고 이는 단순히 '교수님의 강의내용'에 대한 촬영임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수업에 임해 달라는 말만을 전한 후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방송사는 분명 '강의의 내용'을 찍을 것을 말하며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어디에도 학생들의 모습이 낱낱이 찍히고 클로즈업돼 분석된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는 거짓으로 촬영 목적을 알리고 학생들의 얼굴을 동의없이 촬영, 배포한 것"이라며 "저는 질문 학생의 우측에 앉아 있었고, 시선을 질문자로부터 교수님으로 옮기는 찰나의 순간이 클로즈업돼 방송됐다. 그리고 동시에 저는 '질문자에게 혐오스러운 눈총을 보내는' 후진적인 한국 교육의 상징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다큐프라임 방송 뒤, 질문하는 학생을 쳐다 보는 이 여학생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캡처 이미지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여학생은 '신상털기' 및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질문하는 대학생을 쳐다 보는 다른 학생들]

학생은 "저는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1월 31일 현재까지 SNS 등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모욕과 인신공격성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명백한 마녀사냥"이라며 "또한 이것이 희화화되고 공공연한 비난의 대상으로 자리잡음으로써 제 가족들까지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EBS 관계자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EBS에서 학생들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본의 아니게 한 학생에게 피해를 준 상황에 대해 저희들도 굉장히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여학생이 악플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황 관련해 제작진이 해당 여학생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방송 분에서 해당 여학생 부분을 편집했고, VOD 서비스도 내렸으며, 여학생이 언급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연락을 취해 해당 게시물을 내려 달라고 했다. EBS 측도 악플러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계자는 "제작진이 촬영 전 개개인에게 일일이 촬영 동의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사전에 촬영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들은 의사 표현을 해 달라고 공지를 했다"며 "일일이 동의를 다 받지 못한 건 저희들의 불찰이다. 이 모든 것을 떠나 피해를 입은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EBS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