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하층 화재서 숨진 30대 여성, 아이들 구하려다 참변"

2014-03-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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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30대 중반의 '늦깎이 대학생' 엄마가 불길과 유독 가스가 덮치는 상황에서

[사진=연합뉴스]

30대 중반의 '늦깎이 대학생' 엄마가 불길과 유독 가스가 덮치는 상황에서도 잠이 든 자신의 두 딸과 친구 딸을 구하려고 방으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을 다니는 '늦깎이 대학생' 김모(35·여·서울)씨는 29일 학과 MT를 떠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두 딸을 친구 집에게 맡기고 MT를 가려고 전날 저녁 경기도 과천에 사는 친구 오모(35·여)씨의 집으로 아이들을 데려가 함께 잠을 자다 변을 당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29일 오전 1시 7분께.

신고를 받고 과천시 장군마을1길(주암동) D빌라 반지하 오씨의 집으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29분 만인 오전 1시 36분께 불을 껐다.

삽시간에 불이 번지는 바람에 안방과 작은방, 거실 등 집 내부 40여㎡를 모두 태워 2천5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더욱 안타깝게도 전날 놀러와 잠을 자던 김씨, 김씨의 초교 6년생과 4년생인 두 딸(13·11)과 오씨의 다른 친구 박모(36·여·과천)씨의 딸(10·초교 3년)이 모두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이들 3명은 바닥에 깔린 이불에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김씨는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아이들 주변에서 얼굴을 이불에 감싸고 웅크린 채로 발견됐다.

김씨가 전날 밤 오씨 등 친구 2명과 집에서 술을 마시고 거실에서 잠자리에 든 것으로 조사된 점으로 미뤄 김씨는 아이들을 구하려고 방으로 뛰어들었다가 불길과 연기를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집주인 오씨는 당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가 불이 났다고 소리치는 김씨의 비명을 듣고 밖으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오씨는 화재로 두 딸을 잃은 김씨와 역시 딸을 잃은 다른 친구 박모(36·여)씨와 자주 연락하며 지내던 돈독한 사이였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김씨는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사이버대학에 입학했을 만큼 공부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입문 근처 거실에서 발화된 것에 무게를 두고 화재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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