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수학을 멀리해야 한다" 왜 모두 남성일까?

2014-08-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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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umblr] '가우스, 오일러, 페르마, 피타고라스' '위대한 수학자'로 불리는

[사진=tumblr]

'가우스, 오일러, 페르마, 피타고라스'

'위대한 수학자'로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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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남성입니다.

왜 '위대한 수학자'들은 모두 남성일까요?

"수학은 남성과 여성을 분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사진=www.topnews.in]

오스트레일리아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거릿 로시터(Margaret Rossiter)는 1956년에서 1958년까지의 미국 과학자 사회를 분석하면서 과학의 분야에 따라 여성의 비율과 문화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로시터는 과학을 크게 주변적 분야(물리학, 지질학, 공학, 농학), 한계적 분야(생물학, 수학, 지리학, 천문학), 참여적 분야(심리학, 교육학, 영양학)로 나누었는데요.

수학이 포함된 한계적 분야에서의 여성 비율은 5~15%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분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로시터는 전했는데요.

한국 최초 여성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모혜정 이화여대 교수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모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수학을 포함한) 과학기술은 여성을 소외시킨 채 철저히 남성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며 "힘의 과시, 공격성, 개발, 진취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남성적 과학은 이제 생명의 보살핌, 사랑, 평화, 조화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은 수학을 멀리해야 한다...히파티아의 비극"

[영화 '아고라'에서 '히파티아' 역을 맡은 레이첼 와이즈 / 사진=영화 '아고라' 캡처]

'여성은 남성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건 사회적 편견이고, 이는 수학을 잘하는 여성에 대한 '원초적 금기 반응'이라는 설이 있는데요.

최초의 여성수학자 히파티아(Hypatia)의 비극이 이 설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도시국가인 알렉산드리아에서 수학자 테온의 딸로 태어난 히파티아는 아버지를 도와 고대 천문학을 집대성한 '알마게스트'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고,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을 개정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일부 종교인들은 수학을 잘하는 여성을 '마녀'로 간주했다고 하는데요. 히파티아의 학식을 추종하는 세력이 많았던 것도 이들에게 눈엣가시가 됐다고 합니다.

그녀는 결국 잔인하게 죽음을 맞는데요.

프랑스 수학자 겸 소설가인 드니 게디는 수학역사소설 '앵무새의 정리'에서 "415년의 어느 날,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도교 광신도들이 길을 지나던 그녀의 마차로 달려들어 그녀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발가벗긴 채 성소로 끌고 갔다. 그리고는 칼날처럼 예리하게 깎은 굴껍데기로 그녀를 고문한 뒤 산 채로 불태워버렸다"며 히파티아의 마지막을 전했습니다.

이 사건을 전후로 히파티아의 모든 저작물은 사라졌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들이 불태워졌다고 전해집니다.

이같은 히파티아의 비극을 시작으로 '여성은 수학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내려져온 것이 여성 수학자들의 탄생을 저지했다는 주장입니다.

"2014년 여성 최초 '필즈상' 수상자 등장"

[여성 최초 필즈상 수상자 마리암 미르자카니 스탠퍼드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2014년 이란 태생의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가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습니다.

마리암 교수는 이로써 여성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가 됐습니다.

여성 중 '위대한 수학자'가 없는 건 확실한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설(說)'이 있을 뿐입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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