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해체 합당했는지 밝혀지길" 김우중 연설문

2014-08-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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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세계경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특별포럼'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6일 대우그룹 해체에 대해 "과연 합당했는지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옛 대우그룹 임직원들의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전 회장은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억울함도 있고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이기에 감수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적어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에 연연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과연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평생 밤낮없이 성취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국가와 미래세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며 "거기에 반한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김 전 회장의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출간을 기념하기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 전 회장은 대화록에서 대우그룹의 해체가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 관료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기획 해체론'을 제기했다. 이는 당시 외환위기 직후 경제 정책을 놓고 경제 관료들과 대립하면서 자신과 대우그룹이 밉보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연설문 전문이다.

오늘 여러분께서 워크아웃 15주년을 맞아 모인다 해서 인사차 잠깐 들렸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우 분들 모두에게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억울함도 있고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이기에 감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적어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일에 연연하려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과연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한국 현대경제사를 연구하는 학자이신 신장섭 박사에게 처음으로 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대우 해체에 대해선 이제부터 제가 아니라 경제학자로서 책을 집필한 신박사의 얘기를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신박사께서는 저와 나눈 대화 중에 가급적 미래에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책에 많이 담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 얘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평생 동안 항상 밤낮없이 성취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것이 국가와 미래세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반한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조금이라도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에 잘못된 실수가 미래에 다시 반복되는 일은 일어나진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미래를 가져선 안 되는 나이가 됐습니다. 남은 여생 동안 마지막 봉사라 여기고 글로벌YBM 교육에 힘써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로 많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주려고 합니다. 우리가 키우는 젊은이들은 대우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후배라 생각하시고 여러분께서도 많이 성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대우 가족 여러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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