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또 불허

2015-03-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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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성균관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진행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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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성균관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진행되는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의 학내 장소 사용을 작년에 이어 또다시 불허했다. 이에 따라 행사는 정문 앞 야외에서 열렸다.

23일 '성균관대 명륜캠퍼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준비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학생들의 강의실 대여 신청을 지난 17일 승인했지만, 다음 날인 18일 이를 번복하고 "교육 목적 이외의 강의실 대여는 불가하다"고 불허했다.

학생들은 이후 간담회 장소를 야외 원형 극장과 경영관 지하 공연장으로 두 차례에 걸쳐 변경하고 행사를 알려왔지만, 학교 측은 이 행사를 학내에서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가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외부인의 참여가 있어 학내에서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성균관대는 작년 9월에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불허한 바 있으며, 관련 행사를 연 단과대 학생회장에게 장학금 지급을 거절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준비팀은 이를 두고 "성균관대는 자연과학(수원) 캠퍼스에서도 같은 이유로 강의실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유가족을 외부인으로 취급하면서 연예인이나 기업가를 초청하는 것에는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는 끊임없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침묵하라고 강요하지만, 정치와 인간적인 과제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면 대학 내에는 '메마른 교육'만 존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준비팀은 결국 이날 오후 6시 50분께 학내 대신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 앞에서 유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에 참가한 단원고 2학년 희생자의 친형 권모(28)씨는 "희생자 부모님들은 분향소에도 계시고, 팽목항도 오가시는 등 여러 일을 하신다"며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죽을 수가 없어서 살고 있다. '죽더라도 무엇하나 더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최근 일부 인터넷 공간에서 논란을 빚은 희생자 폄훼에 대해서는 "총무를 하면서 내 이름으로 고소장을 2천장 가량 쓴 것 같다"며 "이 일도 하다 보니 덤덤해지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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