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명전에서 촬영된 '가장 오래된 고종황제 초상사진'

2015-10-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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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명전에 찾아가자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 전각' 이라는 뜻의 덕수궁 중명전은 1897년경 황실도서관으로 탄생하였다. 원래의 이름은 수옥헌이었으나, 1904년 경운궁(현 덕수궁) 화재 이후 고종이 거처를 옮겼다. 이하 사진 / 문화재청 제공 및 문화유산국민신탁 촬영]

해강 김규진이 중명전에서 찍은 고종황제의 초상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지난 4월 미국 뉴어크박물관(Newark Museum)에서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던 중 1905년 해강 김규진이 촬영해 미국 외교사절에 선물한 고종의 사진을 찾아냈다.

흑백사진 속에는 병풍 앞에 황제의 복식인 황룡포를 입고 익선관을 쓴 채 앉아 있는 고종황제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사진을 붙인 배경지 오른쪽 상단에는 '대한황제진광무구년재경운궁(大韓皇帝眞光武九年在慶運宮)'이란 제목과 하단에는 '김규진조상'이라고 적혀 국내 사진계의 선각자이며, 근대서화가로 유명하였던 해강 김규진(1868~1933)이 찍었다는 것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영친왕의 일본행 후 한국방문 때인 1907년경에 중명전에서 대신들과 찍은 사진 속에서 우측에 앉아 있는 고종황제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윗 사진)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 중명전은 외국인들의 사교 클럽으로 사용되었으며, 1963년에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에게 기증되었다. 이후 민간에 매각되어 민간사무실로 사용되었다가 2006년 문화재청에서 관리전환을 한 후 2010년 복원을 완료하고 현재 전시관으로 활용 중에 있다. (아래 사진 : 복원 공사 이전에 훼손된 중명전 출입구) ]

대한제국의 운명이 갈린 곳

1904년 4월 경운궁(현 덕수궁) 함녕전에서 시작한 화재는 경운궁의 주요 전각을 태워버렸다. 거처를 중명전으로 긴 고종황제는 1907년 아들인 순종황제에게 황제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약 3년 반 동안 임시적인 황제의 집무실 역할을 수행하였다.

1905년 11월 18일 새벽, 중명전에서 치욕적인 을사늑약이 강제로 맺어졌다. 일제는 군대를 동원하여 중명전을 침범하고 고종과 대신을 협박하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통감부를 설치하여 보호국화 하려 하였다.

1925년 3월 12일 일어난 화재로 중명전은 외벽과 속 낭하만 남기고 대부분이 불길 속으로 사라졌으며, 그 후 재건되어 다시 외국인구락부로 사용되었다. 해방 후에는 서울 클럽과 아메리칸 클럽으로 계속 이름을 바꾸며 클럽 건물로 사용되었다.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온 중명전

1983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된 중명전은 정동극장에서 인수하여 활용되다가 2006년 문화재청으로 관리전환이 되고 이듬해에 사적 제124호 덕수궁으로 편입되었다.

2007년부터 복원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어 2009년 12월에 완공하고 2010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관리단체로 지정받아 현재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 중명전 전시관에서는 연혁과 1905년 11월 18일 새벽에 강제로 맺어진 을사늑약의 진실 그리고 1907년 비밀리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헤이그특사들에 대한 전시물들이 설치되어있다.

어진과 어사진으로 살펴본 고종황제

고종이 찍은 초상사진은 현재 상당한 분량이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은 일본인이나 서양인들이 찍은 것이다. 한국인으로는 1884년 지운영(1852~1935)이 처음 촬영했다는 기록이 전하며, 그를 비롯하여 김용원, 김규진 등 사진장인들이 찍었다고 전하는 실물 사진들도 여러 점 남아있다.

창덕궁 후원 농수정에서 지운영이 촬영한 것이 최초에 촬영된 고종황제의 어사진이다.

스미소니언 프리어갤러리에 소장하고 있는 고종황제의 어사진에는 황제를 상징하는 황룡포에 서양식 훈장을 패용하고 옥좌에 않아 대한제국이 황제국임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을 그림으로 장식된 종이 사진틀에 끼워진 이 사진들은 1905년에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의 일원으로 내한한 대통령의 딸 앨리스 주르벨트에게 고종이 하사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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