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소문 많아" 스베누 대표 인터뷰

2015-12-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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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진(27) 스베누 대표 / 위키트리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너무 많다"황효진(27

황효진(27) 스베누 대표 / 위키트리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너무 많다"

황효진(27) 스베누 대표는 인터뷰 중 자주 고개를 숙였다. 한숨이 잦았다. 그는 "양질의 해명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여태까지 침묵했다"며 "강경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스베누 본사를 찾았다. 황 대표는 위키트리에 "시중에 도는 논란들을 해명하고 싶다"고 했다.

황 대표는 최근 불거진 '땡처리 점포 운영' 논란부터 품질 불량, 주문 지연 등에 대해 입출금 내역서, 직접 촬영한 사진 등을 보여주며 항변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런 사람도 아니고, 비양심적으로 사업할 생각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황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인터뷰에는 최민하 스베누 마케팅팀 차장도 함께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땡처리' 점포, 스베누 본사가 열었나? (앞서 스베누는 품질 불량 등의 이유로 판매가 어려운 'B품' 신발을 일부 업자들에게 넘겨 '상설점포매장'을 열었다는 소위 '땡처리'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전국에 스베누 매장 110개가 있다. 대구에 ('땡처리' 매장을 열어) 수익을 얻는 거보다 잃는 게 더 많은 게 본사다. B품들은 지하철 등에 뿌려진 거다. 부산의 한 공장에서 유출됐다. 관련 증거자료도 갖고 있다. 이는 모두 하이키(스베누의 신발 제작 대행 업체)가 한 거다. 이에 대한 증거 사진도 확보했다.

하지만 '하이키' 측에 오히려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는데.

하이키 대표 두 명이 모두 신용불량자다. 신용조회해 보면 다 나오는 이력이다. (사업을 맡기기 전) 두 분이 순수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에이전시 업무를 맡겼다. 2년 동안 270억을 하이키에 결제했다.

그러다 지난 8월쯤 한 신발 공장이 우리에게 신발 원가와 마진이 어떻게 되냐고 문의했다. 알고보니 신발 제작을 맡긴 공장들이 하이키에게 결제한 대금을 제대로 못 받았더라.

우리가 하이키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2년간 결제한 270억 가운데 하이키 측이 가져가야 할 수입은 17억 정도다. 하지만 납품 원가를 높이는 방법 등으로 95억 챙겼다. 80억 가까이 횡령한 셈이다. 이 돈은 전부 하이키 임원과 그 가족들에게 돌아갔다.

80억을 횡령한 게 사실이라면, 왜 2년 후인 지금에야 알았나.

하이키를 믿고 (신발 제작) 전권을 맡겼다. 신발 공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오직 하이키를 통해서 진행했다. 만약 어느 공장에서 우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면 하이키는 그 공장을 바로 짜른다. 그래서 알 수 없었다. 실제로 이런 문제가 생겨 하이키가 계약을 해지한 업체도 있다.

스베누 신발은 공장 6개가 나눠서 제작한다. 이 중 5개 공장이 하이키를 고소했다 (황 대표는 공장주들의 고소장을 위키트리에 공개했다).

하이키가 공장 측에 "스베누가 돈 입금을 안해 줄 돈이 없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한 게 드러나서다. 공장 측은 (처음에 우리를 비난하다가) 우리가 하이키와 거래한 입금 내역을 크로스 체크한 뒤에 사실을 알았다.

하이키는 계약 초반부터 횡령을 했다. 스베누가 잘 나가면서 횡령금액도 커졌다. 이에 대한 증빙서류도 갖고 있다. 지난 11월 우리도 하이키를 고소했다.

'땡처리' 논란 후 한 달 가까이 침묵을 이어갔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 자체가 손해라고 생각했다. 하이키 주장에 대응할 양질의 자료를 모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제(23일) 하이키 공장장 아들이라는 사람이 우리가 하이키와 맺었다는 '30억 지급 서약서' 등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자칫하면 명예까지 실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하이키와 맺은 '30억 지급 확약 해지서'를 보여줬다).

지난 2월 '크린토피아'가 "이염현상(색깔 번짐)으로 스베누 제품은 세탁이 어렵다"고 공문을 올려 '저품질' 논란이 일었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발은 한국신발피혁연구원의 검증을 받지 못하면 나올 수 없다. 스베누의 모든 신발에는 '세탁시 주의를 부탁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또 리복, 나이키 등에서도 이염현상이 많다.

크린토피아 본사에서도 (이 공문이) 어떻게 올라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크린토피아 본사가 가맹점을 핸들링하지 못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스베누는 제품보다 대표가 더 이슈가 된다. (대표의) 작은 일도 주목을 받으니 조금 봐줄 수 있는 부분인데도 그런 것 같다.

나이키, 리복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노래 한 곡도 표절이 나오면 (반응이) 어마어마하다. 만약 우리가 나이키를 표절을 했다면, 나이키에서 가만히 안 있는다. (의심이 가면) 저희 디자인 목록을 전부 다 체크해봐도 좋다.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셔츠는 다 카피 아니냐. 신발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이 조금만 비슷하게 생기면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표절 논란들이) 재밋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가 근본없는 브랜드라는 걸 중요시하더라. (하지만) 근본은 우리가 만드는 거지 여론이 만드는 게 아니다.

문제가 있었던 초기 제품 몇 개를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계속 떠도는 게 안타깝다. 하자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품질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겠다.

스베누 로고도 미국의 한 디자인 업체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거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금 파악하고 있다. 디자이너한테 맡긴 건데, 지금 미국에 있어 연락이 안 된다.

"주문을 해도 상품이 안 온다"는 불만이 많은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 제품을 주문해 1차 물량이 금방 동났다. 신발 제작은 단순하지 않다. 부자재나 이런 걸 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제작) 라인 설비, 검수, 착색 등을 거쳐야 한다. 하루 이틀만에 되는 게 아니다.

스베누는 대기 고객들에게 "환불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기다리고 싶으시면 기다려도 좋다"며 (서비스 차원에서) 스베누 쿠폰 등을 돌렸다. 또 언제 입고되고, 출고될 예정인지 안내 문자를 보낸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진짜 피해자가 누구인지 법원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다. 결과물이 나왔을 때 (비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쨌든 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런 사람도 아니고 비양심적으로 사업할 생각도 없다. 순수한 열정을 갖고 있는 회사인 만큼, 이런 잡음에 대해 결과로 말씀드리고 싶어 침묵을 지켰다.

혹여라도 우리가 (하이키 측과 법정 싸움에서) 패소해 신뢰를 잃는다면 그때 가서 얘기해도(비난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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