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당명은 '더불어숲' 되라는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선물"

2016-01-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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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서혜림 기자 = 야권 인사들은 16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로 유명한

(서울=연합뉴스)서혜림 기자 = 야권 인사들은 16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별세 소식에 저마다 고인의 삶을 떠올리며 한목소리로 애도했다.

특히 최근 개정한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가 신 교수의 저서 '더불어숲'에서 기인한 표현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신 교수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교수는 생전에 적지 않은 야권 인사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 묘비문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도 신 교수의 '작품'이다.

이하 연합뉴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신영복 선생님은 대선패배에 누구보다 아파하시고, 다 함께 정권교체 꼭 해내자고 격려해주셨던 분"이라며 "선생님이 제게 써주신 '처음처럼'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써주신 '우공이산'은 저의 정신이 되고 마음가짐이 됐다. 선생님께 소주 한잔 올린다"고 추모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신 교수와 가끔 만나 조언을 구한 사이로, 17일 서울 성공회대에 마련된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전문가 출신의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2006년 소주브랜드 '처음처럼'을 만들 때 고인의 서체를 활용해 그의 글씨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장본인이다. 손 위원장은 1990년대 말 강연 모임이던 '더불어 숲'에서 고인과 첫 인연을 맺은 뒤 직접 서예를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손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는 그 분의 서체를 정말 좋아했다"며 "고인에게 요청을 드려 시서화를 받았고, 그 글씨 중 '처음처럼'을 브랜드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선생님의 가르침이 더욱 필요한데…이렇게 황망하게 떠나시니 마음이 미어집니다"라고 썼다.

손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에도 고인의 흔적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명 응모자가 제안 설명에서 "신영복 선생님의 글처럼 힘든길, 산길을 가도, 더불어 가면 길이 생긴다는 것"이라며 신 교수의 '더불어숲'에서 '더불어'를 따왔다는 것이다.

손 위원장은 "1등 하신 분이 제출한 당명 설명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는 신영복 선생의 '더불어'였다"며 "눈이 선하다고 문재인 대표를 좋아하셨던 신영복 선생님께서 '더불어 숲'이 돼 민주주의를 지키라고 우리에게 큰 선물 '더불어'를 주고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SNS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야권 인사들의 애도글이 이어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제가 대북송금특검으로 구속됐을 때 읽고 또 읽었다"고 했고,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시대의 양심적인 지식인, 영면하소서"라고 글을 남겼다.

분당 국면에서 거취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글을 에서 "성공회대의 더불어숲 강의에 다녔던 나에게 신영복 선생님은 '얼마나 힘들어요?' 하시면서 서예를 권하며 붓 잡는 법을 가르쳐주셨다"며 "먹을 가는 단아한 마음, 금처럼 제련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강선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인의 삶은 슬프고 비극적 우리 현대사의 굴곡 그 자체였다"며 "그가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던진 가르침, 굽힐 줄 모르던 의지는 세상을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시켰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선생님의 뜻과 정신은 낡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우리가 가야 할 진보의 미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공동창준위원장은 이날 저녁 조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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