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새내기를 위한 '홍대 클럽' 분석

2016-02-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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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M2 / 홍대문화관광협회 제공20살 새내기에게 ‘클럽’은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클럽 M2 / 홍대문화관광협회 제공

20살 새내기에게 ‘클럽’은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신기루 같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마포구 2호선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홍대 클럽은 20대 젊음을 보여준다. 홍대 클럽들은 지난 2001년 문화 행사인 클럽 데이가 흥행하면서 대한민국 ‘클럽’을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남, 이태원 등에 있는 클럽과 달리 ‘홍대 클럽’은 20대만이 가진 자유로움을 표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홍대에는 크고 작은 클럽 약 300곳이 운영 중이다.

이제 막 클럽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20살 뉴비(한 분야에서 활동하거나 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홍대 클럽 중 공연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클럽이 아닌,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는 클럽을 중점적으로 분석해봤다.

1. 일렉트로닉 VS 힙합

홍대 클럽은 ‘힙합’이 대세다.

홍대에는 대표적인 일렉 클럽으로 ‘M2', ‘베라’ 등이 있다. 힙합 클럽에는 ‘NB', '매드홀릭’, ‘브랜누’, ‘시크릿 소사이어티’, ‘브라운’, ‘부다’, '인투딥' 등이 있다. 홍대에는 일렉 클럽보다 힙합 클럽이 월등히 많다.

한국 힙합은 홍대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힙합 장르가 인기를 얻기 전, 1세대 래퍼들은 홍대 클럽에서 공연했다. 래퍼들이 홍대에서 믹스 테이프를 만들고, 팬층을 확대해 나가면서 힙합이라는 장르가 한국에서 기반을 잡았다.

아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홍대 클럽들이다.

클럽 코쿤, 베라, 매드홀릭(왼쪽부터) / 위키트리

▶ M2: 지난 2004년 생긴 일렉트로 하우스 클럽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20-5 OHOO빌딩 B1)

▶ 코쿤: 모든 장르의 음악을 트는 클럽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21길 31 지하 1층)

▶ 베라: 하이브리드 클럽이다. 트랜스, 일렉트로 하우스 등을 트는 곳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홍익로 25)

▶ NB: NB1과 2가 있다. 홍대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힙합 클럽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79)

▶ 매드홀릭: 지하에는 유행하는 힙합 음악이 나오고 지상 1층에는 올드 스쿨, 클래식 힙합이 나온다.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19-6)

▶ 브랜누: 외국인들이 자주 오는 힙합 클럽이다. 다양한 종류의 힙합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7길 14)

▶ 헨즈: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음악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클럽 중 하나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트는 클럽으로 음악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64)

▶ 시크릿 소사이어티: 래퍼 바스코가 운영하는 힙합 클럽이다. 자판기 모양을 가진 특이한 출입구가 인상적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10)

2. 홍대 클럽 '패션 코드'

티나쉬(Tinashe) 인스타그램

홍대 클럽은 강남 클럽보다 복장이 자유롭다는 평이 많다.

홍대 클럽에서는 엄격한 복장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슬리퍼 등 춤을 추다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복장을 한 경우에는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홍대 클럽 패션 추세는 ‘힙합’이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스타디움 점퍼를 입고, 팀버랜드를 신은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클럽을 찾는 많은 여성도 해외 힙합 가수들 스타일을 따라 입는다.

지난 12일 클럽 매드홀릭 앞에서 만난 대학생 박수지(여·22) 씨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 여성들이 줄고 있다. 최근에는 엠넷 '쇼미더머니' 등 힙합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힙합 패션을 즐기는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3. 클럽 투어와 특별 파티를 찾아 다니자

홍대 클럽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클럽들 / 다음 지도 캡처

홍대 클럽은 여러 곳에 입장표를 끊어놓고 돌아다니기 좋다. 클럽들은 5분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클럽을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어떤 분위기를 가진 클럽을 좋아하는지 모를 수도 있는데, 여러 클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1년 클럽 데이가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해 8월 클럽 투어로 이름을 바꾸고 부활했다.

클럽 투어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여러 클럽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클럽 투어는 2만 5000원을 주고 쿠폰을 사면 15곳 클럽을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놀 수 있는 홍대 문화 행사를 말한다.(☞바로가기)

유튜브, CLUB TOUR

클럽 투어가 열리는 날에 홍대 클럽을 자주 이용한다는 대학생 이근주(남·25) 씨는 "처음 클럽을 입문하는 하는 사람이라면 클럽 투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클럽마다 특징이 다르다. 클럽 투어가 열릴 때 이곳 저곳 가보면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파티를 놓치지 말자

홍대 클럽 중에서 특별한 파티를 여는 곳이 많다. 클럽 모티는 지난해 오픈 행사에서 래퍼 지코, 박재범 등 인기 있는 가수들을 불러 공연했다.

클럽 헨즈에서는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스타 스크릴렉스(Skrillex)가 깜짝 게릴라 파티를 열었다. 파티에 대한 정보들은 각 클럽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음악 전문 사이트인 힙합LE, 힙합 플레이야에 공연 정보가 올라오기도 한다.

4. 어느 시간, 어느 요일이 더 재밌나?

클럽 코쿤

돈이 없는 20살들은 일명 ‘무입(무료입장)’에 흥미를 느낀다. 무입을 하려면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대부분 홍대 클럽들은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무료로 입장하게 해준다.

단, 무료로 입장했을 때는 특정 시간까지 밖에 나올 수 없다. 클럽에서 정한 시간 전에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려면 입장료(1만 원에서 1만 5000원)를 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클럽에 가기 가장 좋은 시간대를 밤 12시에서 새벽 1시로 꼽고 있다. 메인 DJ들이 나오고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이다. 또, 대부분 금요일과 토요일 자정에 클럽을 찾는다.

특정 요일에 한 클럽에서 노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수코쿤(수요일과 클럽 코쿤을 합친 말) 폐인'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5. 홍대 클럽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앱, 사이트

클럽 매니아 어플리케이션 / 구글플레이 캡처

클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앱과 카페로는 '클럽 매니아'가 가장 유명하다. 이 앱을 이용하면 공짜로 클럽에 들어가거나 파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앱을 만든 네이버 카페 '클럽매니아'에서는 클럽에 함께 갈 친구를 구할 수 있다. 회원수 35만 7821명인 이 카페에는 클럽에 대한 정보와 직접 다녀온 사람들이 쓴 체험담도 있다. (☞바로가기)

6. 부비부비와 멀어지고 있는 홍대 클럽 문화

클럽 매드홀릭에서 DJ들이 디제잉을 하고 있다. / 홍대문화관광협회 제공

홍대 클럽을 지칭하는 또 다른 말은 '부비부비'다. 부비부비는 클럽 내에서 여성과 남성이 신체를 밀착해 춤을 추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두고 홍대 클럽 문화가 퇴폐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홍대 문화관광협회 김정현(43) 협회장은 "홍대 클럽에서 '부비부비'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요즘은 세대가 변해서 불쾌감을 느끼면 성추행으로 바로 신고한다"고 했다.

김 협회장은 "강남 클럽처럼 향락의 문화가 아니라 음악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클럽을 만들려고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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