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망 남성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

2016-05-30 14:00

add remove print link

뉴스1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한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가 전동차에 치어 숨진

뉴스1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한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가 전동차에 치어 숨진 남성 김 씨(19)의 가방에서 컵라면 등 당시 소지품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있다. 김 씨의 아버지(50)는 "아들이 밥을 시켜놓고, 출동 떨어져 못 먹는 경우도 많았다고 얘기했다"며 "사고 당일에도 종일 굶을까봐 컵라면을 싸가지고 다녔던 것 같다"고 지난 29일 한겨레신문에 말했다.

나홀로 작업에 날아간 ‘19살의 꿈’

매체에 공개된 사진에는 컵라면, 나무 젓가락, 니퍼, 마스크, 장갑, 신분증 등 작업에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 물품이 책상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사진은 김 씨의 유가족이 제공했다고 한다.

김 씨의 어머니도 "인원이 적은데 수리 갈 곳은 계속 나오니까 아들이 밥도 잘 못 먹는다고 했다"며 "(정규) 근무시간이 넘게 근무한 적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근무한 A업체는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협력(외주)업체다. 서울메트로가 관할하는 스크린도어 설치역 121개 가운데 97개역을 담당하고 있다. 1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50개에 가까운 역의 수리, 보수 등을 맡은 적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전자운영실과 역무실에 작업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데, (김 씨의) 보고 절차가 생략됐다"고 매체에 해명했다.

A업체와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사고 당시 김 씨를 비롯해 작업자 5명은 스크린도어 49개의 장애 처리를 하고 있었다. 직원 2명이 사무실에서 대기하면 나머지 직원 4명이 역 현장으로 파견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A업체 노조 위원장은 30일 국민일보에 "사고가 난 토요일에는 직원 4명이 강북 전체를 담당해야 할 만큼 인력이 부족해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했다"며 "규정을 다 지키면 수리를 제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규정'이란 서울메트로가 지난 2015년 스크린도어 수리 시 열차 감시자를 동행해 2인 1조로 출동하도록 규정한 안전대책을 뜻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같은 날 한국일보에 "협력(외주)업체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인건비 때문에 실업계 고교를 막 졸업해 현업에 들어온 미숙련 기술자들을 많이 고용하곤 한다"며 "김 씨도 나이가 어린데 그런 경우가 해당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 사고는 지난 2013년(성수역), 2015년 8월(강남역)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김 씨의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됐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