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칭 피해자, 내가 될 수도 있다

2016-07-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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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방송인 정준하 씨가 자신을 사칭한 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을 언급하면서 쓴 글이다. 그는 “뭔가 비장

정준하 씨 SNS
정준하 씨 SNS

지난 7일 방송인 정준하 씨가 자신을 사칭한 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을 언급하면서 쓴 글이다. 그는 "뭔가 비장한 다짐을 써넣고 제 행세를 한다. 팔로워 수 늘리고 이름 바꿔서 팔아먹는 나쁜 인간들"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5월 배우 천우희 씨도 자신을 사칭한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저 페이스북 안 한다. 사칭 조심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천우희 씨 소속사 나무엑터스도 "사칭 계정은 현재 페이스북 측에 알려 신고했다"고 공지했다.

문제를 일으켰던 정준하, 천우희 씨 사칭 페이스북 페이지는 26일 현재 닫혀있는 상태다. 이들 외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사칭 계정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이런 피해는 비단 연예인만 겪는 건 아니다. SNS 화제 인물처럼 사칭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최근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 현대판 콩쥐로 출연한 최다롬 양은 "(SNS에서) 저인 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최 양은 가족들 외면 속에 혼자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사연으로 화제가 됐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이외에도 미모가 뛰어난 일반인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한 뒤 다른 사용자들에게 친구 요청을 거는 등 수법은 다양하다.

이처럼 최근 페이스북에선 유명인이나 연예인을 사칭한 가짜 계정이 속출하고 있다. 사칭 계정 사용자들은 해당 인물인 척 글을 올리거나 이벤트성 낚시 글을 올려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지난 5월 SNS에서 논란이 됐던 강호동 씨 사칭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이다. 강호동 씨 이름을 걸고 올라온 이벤트 글에 페이스북 사용자 약 2만7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 게시글은 26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 페이스북

왜 이들은 사칭을 하는 걸까? 바로 페이스북 '팔로워·좋아요' 수가 곧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예인을 사칭해 일정 수준 팔로워를 모은다. 이후 해당 계정을 '중고나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판매한다.

전문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고 파는 웹사이트 '페이스북 거래소' 같은 곳도 있다. 대략 팔로워 1명 당 약 70원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페이스북 거래소 홈페이지

이처럼 사칭 계정이 여럿 등장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책은 없다. 의심스러운 계정이 눈에 보일 때마다 페이스북 측에 신고하는 방법 정도다. (☞바로가기) 페이스북은 신고를 검토한 뒤 계정을 정지하거나 삭제한다.

법적인 처벌도 미미한 상황이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명예훼손죄는 명예훼손과 사기행위가 명확히 입증됐을 때만 적용할 수 있다. 사칭으로 인해 명확한 물리적, 금전적 피해 등을 입었을 때에 한해 사칭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는 말이다.

페이스북코리아 박상현 홍보총괄은 "사칭 계정 문제는 꾸준히 인지해오고 있다. 사칭 당한 사용자 피해를 고려해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고가 들어오면 가급적 신속하게 검토한 뒤 계정을 삭제하는 편"이라고 26일 말했다.

혹자는 페이스북 일부 서비스가 사칭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 이름 변경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이러한 지적에 대해 박상현 홍보총괄은 "페이스북 정책은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부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별도 절차를 만든다면 대다수 이용자가 불편을 겪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칭 계정 사용자 후속 조치에 대해선 "계정을 신고당한 뒤 다시 새 계정을 만드는데 제약사항은 딱히 없다. 그 사람들도 실제로 본인 계정을 만들 수 있지 않나. 명확한 위반 사례가 나왔을 때에만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칭 계정을 발견하면 즉시 페이스북에 신고해달라" "이게 흔한 일이 되면 본인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평소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계정 보안단계를 한 단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전체 공개 게시물을 친구 공개로 변경하거나 친구 맺는 과정을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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