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참패...” 홍준표 비난에 한동훈이 사퇴 10일 만에 올린 글 (전문)

2024-04-21 11:07

add remove print link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SNS 심경 글이 시선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한 전 위원장은 전날인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회를 털어놨다. 지난 11일 사퇴한지 10일 만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국민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국민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 뉴스1

그는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뜨거웠던 4월, 4960km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여러분들께 제가 빚을 졌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다.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 전 위원장은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정교해지기 위한 시간을 갖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며 “실망하고 기운 빠질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같이 힘내자. 결국 잘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SNS 글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본인을 비판하자 남긴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앞서 20일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적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이하 한 전 위원장 페이스북 글 전문.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뜨거웠던 4월, 5,960킬로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잊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어요. 미안합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입니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입니다. 사심 없고 신중하기만 하다면요.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 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겁니다.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일테니까요.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습니다.

열흘이 지났습니다. 실망하시고 기운 빠지실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같이 힘내시죠.

결국 잘 될 겁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