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몇 평이 필요할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답

2016-11-08 18:00

add remove print link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모듈러 / 이하 르 코르뷔지에 재단 키 : 1.829m팔 올린 높이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모듈러 / 이하 르 코르뷔지에 재단

키 : 1.829m

팔 올린 높이 : 2.26m

배꼽까지 높이 : 1.13m

'20세기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1887~1965)가 주장한 신체 표준 척도다. 약 183cm에 이르는 큰 키의 남자가 기준이다. 이 척도는 아름다운 이상적 신체를 뜻한 게 아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이 척도를 토대로 사람이 살기에 가장 편안한 건축을 하고자 했다.

가장 편안한 집이요? / giphy

20세기 초 세계 곳곳 도시는 전쟁과 산업화로 숱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비위생적인 주거, 망가진 상하수도, 황폐한 도시환경은 영유아 사망률, 질병, 조기 사망의 원인이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으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서민의 거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작지만 움직이기 편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는 사람의 몸에 집중했다. 팔을 들어 올린 높이를 핵심으로 표준 수치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명 '모듈러(Modulor)'다.

르 코르뷔지에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을 찾아 모듈러 이론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훗날 르 코르뷔지에는 '당시 이 연구에 대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만큼 비난을 받았다'며 '아인슈타인 박사 앞에서 내 아이디어를 잘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어떤 사람은 당신의 모듈러가 비과학적이라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나는 세상을 바꿀만한 엄청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성과는 위대한 과학자에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를 이렇게 평했다. 마침내 르 코르뷔지에는 1947년 4월 미국 디자인협회 회의에서 모듈러 이론을 발표했다. 많은 비난을 딛고 탄생한 모듈러는 지금껏 세계인의 건축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듈러 이론은 르 코르뷔지에의 바람대로, 서민을 위한 주거 공간 마련에 활용됐다. 비용은 줄이고 주거 효용은 최대화하는 게 그의 목표였다. 이렇게 완성된 게 유니테 다비타시용(Unite d'Habitation), 즉 현대식 아파트(공동주택)다. 르 코르뷔지에가 완성한 대규모 공동주택은 전 세계 도시에 확산됐다.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 건축 작품 역시 모듈러가 적용됐다. 그는 '롱샹성당' 평·단면, 남쪽 창, 고해소, 제대구 등에 모듈러를 활용했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유니테 다비타시옹과 피르미니의 '청소년센터' 외벽에는 모듈러 음각이 새겨져 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e d'Habitation). 프랑스 파리 마르세유 주택개발 프로젝트. 1945년 시공.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모듈러 / flickr(@Juan Lupión)
롱샹성당(Chapelle Notre Dame du Haut). 1955년 시공

프랑스에 있는 카바농(cabanon) 벽면 / 코바나 컨텐츠 제공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은 오는 12월 6일부터 2017년 3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특별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라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모듈러 개념이 적용된 조각, 건축모형, 가구 디자인부터 회화, 드로잉, 사진, 작업일기, 유품 등 총 500여점이 전시된다.

오는 12월 5일까지 인터파크티몬에서 사전 예매 티켓을 구매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