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시국선언문 뗀 사람은 '폐지 줍는 노부부'

2016-11-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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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문이 사라진 현장 / 경희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경희대 총학생회 시국선언문을 통째로

시국선언문이 사라진 현장 / 경희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경희대 총학생회 시국선언문을 통째로 떼어간 사람이 밝혀졌다. 장본인은 폐지를 줍는 70대 노부부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으로 조사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모(여·79) 씨 부부를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 부부는 지난 6일 오전 4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학내 중앙대자보판에서 붙어있던 시국선언문, 총학생회 선거 관련 대자보 등을 떼어간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이들 부부가 고의성이 없어 혐의 적용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바람이 불어 떨어져 있어서 떼어도 되는 것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평소 경희대에서 폐지를 주어왔다.  

앞서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주말 사이에 중앙대자보판 게시물이 모두 사라졌다"며 시국선언문 등이 떼어진 현장 사진을 올렸다. 

경희대 총학은 "CCTV 확인 결과 6일 새벽 4시에 대자보를 떼는 행위가 어렴풋이 잡혔으나 야간이라 어떠한 특징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게시글 철거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