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인들 '뽀글이' 해먹을 필요 없는 이유

2016-11-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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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설치된 라면 자판기 / 뉴스1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라면 봉지에 뜨거운

군대에 설치된 라면 자판기 / 뉴스1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라면 봉지에 뜨거운 물을 넣고 나무젓가락을 집게로 사용했죠"(뽀글이 제조법)

사석에서 군대 이야기를 꺼내놓다 보면 빠지지 않게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바로 '군대 음식' 이야기다.

예나 지금이나 태평성대이든 전시든 '식량'은 군과 병사들의 사기와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대에서 '먹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 국방예산은 그 어느 부처보다 많은 40조원에 이르는데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먹고 입히고 재우는데 쓰는 비용이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 건강하고 단련된 병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먹는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요즘 군대에서는 최소한 먹는 문제는 보장되는 만큼 그 다음으로 찾는 것이 바로 간식이다.

매점인 PX에는 간식을 먹으려는 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대표적인 인기식품이 맛다시와 뽀글이, 냉동식품 등이다. 그 중에서도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은 군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식품 중 하나다.

실제로 국방TV가 지난해 '국군의 밥상' 특집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전역해도 다시 먹고 싶은 군대 음식'을 조사한 결과 1위는 라면(뽀글이)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흐르고 장병들의 입맛도 바뀌면서 라면을 먹는 방식도 진화(?)하는 추세다. 라면 봉지에 끊는 물을 부어 먹던 뽀글이 시대는 이미 고전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된 것이다.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한강 둔치에 앉아 은박지 용기에 라면을 먹는 모습을 이제는 군대에서도 볼 수 있다. 사회에서도 TV로만 보며 '나도 한 번쯤 먹어 봐야지'라고 했던 그 라면이 군대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라면자판기는 각 부대와 자판기 업체와의 업무협약으로 부대에 설치되고 있다. 국방부의 일괄 계약이 아니라 부대마다 필요성을 검토한 후 장병들의 편의에 맞춰 라면자판기를 설치 중이다.

현재 육군에는 이 같이 라면자판기가 설치된 곳이 수십곳에 이른다.

장병들이 밝힌 라면자판기의 장점은 이렇다.

우선 물을 붓고 라면을 넣고 용기에 옮겨담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라면자판기는 구매 후 버튼만 누르면 장병들이 간편히 먹을 수 있게 완성된 제품이 나온다.

라면을 다 먹고 나서 용기만 버리면 뒤처리가 끝나는 간편성도 장병들의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보급 컵라면과는 달리 끓인 라면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보급되는 양이 한정적인 컵라면과 달리 언제든지 간편하게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병들을 라면자판기로 끌고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초 라면자판기가 설치된 경기도 포천 육군 5공병여단에도 라면자판기를 이용하는 병사들의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날 때 라면자판기를 자주 애용한다는 허백 병장은 "군에서 보급되는 식사 외에는 환경이 열악하다고 생각했는데 군 생활 중에 라면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며 "보급 컵라면은 맛이 한정적인데 라면자판기는 끊인 라면과 간편함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김상욱 일병은 "라면 자판기는 민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군에도 보급되어 있다는 점에 처음에는 놀랐다"며 "조작버튼 하나로 손쉽게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점과 뒤처리가 쉽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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