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 미끼로 병사들에게 돈 받아 도박까지 한 군대 간부, 법원은 단호했다

2026-02-19 22:16

add remove print link

도박 자금 마련 위해 장병들을 '협박'한 상사의 추락

군부대에서 ‘휴대전화 사용 금지’ 위반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장병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상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간부가 오히려 규정을 흥정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법원은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진환)는 수뢰후부정처사 및 도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형을 유지했다.

군부대 상사였던 A씨는 2024년 6월부터 7월 사이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고 사용하다 적발된 장병 6명으로부터 총 25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해당 장병들은 규정 위반으로 휴가 제한 등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수사 결과 A씨는 “눈감아 주겠다”며 1인당 40만~50만원씩 송금받은 뒤, 이들을 정식 징계 절차에 회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관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 장병들의 처벌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법적으로는 ‘수뢰후부정처사’에 해당한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품 수수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온라인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사이 557회에 걸쳐 약 1억9000만원 상당의 온라인 도박을 한 혐의도 받았다. 두 사건은 병합돼 함께 심리됐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위반 행위를 무마해 주겠다며 장병들에게 뇌물을 요구했고, 그 대가로 부정한 처사를 해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당한 요구를 신고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장병들을 상대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재판부는 또 A씨가 “장병을 배려한 행위였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규정 위반을 눈감아준 것이 배려라는 주장은, 군 조직의 기본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취지다. 군은 계급과 명령 체계가 분명한 조직인 만큼, 상급자의 권한 남용은 조직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러한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 대상의 특수성, 도박 규모 등을 종합할 때 1심 형량이 과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번 사건은 군 내부 통제 시스템과 간부 윤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운다. 휴대전화 사용 규정은 군 보안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를 개인적 이익을 위해 거래 대상으로 삼은 행위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군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로 평가된다.

법원은 공직자의 직무 공정성과 청렴 의무를 강조했다. 특히 상급자의 한마디에 인사와 징계가 좌우되는 구조 속에서, 부하 장병들이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을 무겁게 봤다. 군 조직 내 권한은 책임과 함께 행사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