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공분 산 ''아디다스 105켤레' 인증샷

2016-12-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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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공개한 신발 인증샷이 신발 마니아들 공분을 사고 있다. 신지도 않을 걸 대량

한 네티즌이 공개한 신발 인증샷이 신발 마니아들 공분을 사고 있다. 신지도 않을 걸 대량 구매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다른 사람들 구입권까지 박탈했다는 것이다. 신발 제작사 아디다스 측은 "법무팀과 상의해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네이버 신발 전문 카페 '나이키 매니아'에는 "위 350 벨루가(신발 종류명), 아래 750 초코. 아파트 경비실에서 화나서 찍었다. 한 명이 100족을 못 먹냐"라는 글과 함께 인증샷 3장이 올라왔다. 한 아파트 경비실앞에 아디다스 '이지부스트(YeezyBoost) 350 v2(이하 'v2')' 수십 켤레가 늘어선 모습이었다.

●나이키매니아●에어조던,아디다스,슈프림,중고장터,스트릿패션 : 네이버 카페
v2는 아디다스가 2015년 2월 출시한 신발이다. 매장 판매가는 20만 원대에 불과하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중고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된다. 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West·39)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점과, 독특한 디자인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인증샷에는 순식간에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신지도 않을 신발을 대량 구입한 뒤, 중고 시장에 높은 가격에 되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다는 비판이 대다수였다. 이른바 '리셀러(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현재 옥션 등 경매 사이트에서 v2 한 켤레(벨루가, 초코 한정)는 80~1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세에 따라 100켤레를 팔면 약 6000~8000만 원의 목돈이 '거저' 생기는 셈이다.

네이버 쇼핑 캡처

한 네티즌은 "선착순 판매할 때 알바 써서 대신 줄 세워 놓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는 부정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건 문제가 있다"며 "신고하겠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반면 "당첨도 능력"이라며 옹호 댓글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논란이 커지자 글쓴이는 같은 날 댓글을 달아 "나도 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다 저 모습을 보고 놀라 촬영한 것"이라며 "(모든 신발이) 한 사람 앞으로 배달된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아디다스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출시된 v2는 모두 온라인 래플로 판매됐다. 래플(Raffle)이란 무작위 추첨제로, 고객 휴대전화번호·아이디와 당첨 번호를 매칭해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아디다스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래플은 시스템상 아이디(ID) 한 개당 한 켤레밖에 분배하지 않아 (사진과 같은) 대량 구매는 불가능하다"며 "개인정보를 도용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든 뒤, 반복 응모로 대리 수령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아디다스는 v2 국내 출시 당시 사재기 등 과열 조짐이 보이자 지난 6월 래플로 판매 방식을 바꿨다. 1명당 1켤레만 살 수 있도록 원천봉쇄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개인정보를 도용해 만든 아이디들로 반복 응모하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해당 아이디가 도용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인증샷 속 행위가) 사실이라면, 우리도 피해자"라며 "회사 법무팀과 상의해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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