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김재규 재평가' 여론... 주갤 "흉상 세우겠다"

2016-12-0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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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확산됨에 따라 "김재규(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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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확산됨에 따라 "김재규(1927~1980) 전 중앙정보부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주갤)의 한 이용자는 "김 전 부장을 재평가하고, 그의 흉상을 세우겠다"며 구체적 계획까지 밝혔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서울 궁정동 안가(안전가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을 암살했다.

2일 한 주갤 이용자는 '10·26 의거 명예회복 추진위(가칭, 이하 추진위) 진행상황'이라는 게시물에서 "오프라인 조직을 개설하고, 김 전 부장 흉상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모금 및 홍보하겠다"며 "또 강신옥 변호사, 함세웅 신부, 문영심 작가 등 김 전 부장 관련 인물들과 접촉해 협력하겠다"고 했다.

10.26 의거 명예회복 추진위 진행상황 (1) - 주식 갤러리
글쓴이는 김 전 부장을 '김재규 열사'라고 칭하며 오프라인 조직 운영, 흉상 제작 방법 등 활동 방향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본 활동(추진위)을 진지하고, 꾸준히 이어나갈 사람을 찾고 있다"며 "크라우드 펀딩, 킥스타터를 이용해 (흉상 제작 비용을) 모금하겠다. 제작 비용은 천(만 원) 단위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진위 설립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주갤에서) 김 전 부장의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식의 글과 댓글이 많았다. 그래서 '김재규 의사 동상도 세워볼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지지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현재 (추진위) 참여 인원은 90명 정도"라고 했다.

글쓴이는 "아버지께 이번 사업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딱히 반대하지 않으시더라"라며 "(흉상 제작을 위한) 재정 관리는 법인 계좌로 운영하겠다. 주간 단위나 월간 단위로 지출 내역을 공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주갤 이용자들은 대부분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한 이용자는 이날 "총대가 확실히 나왔구나. 응원한다"며 "박정희 따라서 동상까지는 말고, 지폐에 (김 전 부장 그림을) 박자"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이용자는 "(흉상이 힘들면) 티셔츠 펀딩 같은 것도 괜찮다"라며 "(촛불)집회 나갈 때 입고 가기 좋겠다. 참여는 능동적으로 못 하지만, 모금할 때 돕겠다. 완전히 응원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지난달 30일 "김재규는 박근혜-최태민을 막아서고 박정희에 저항한 군인"이라며 "이제는 그를 어둠 속에서 꺼내올릴 때가 아닌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겨 '김재규 재평가' 분위기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독재를 묻은 사나이”.. 김재규 재평가 여론 ‘솔솔’ - 고발뉴스닷컴
수년 전부터 "김재규를 재평가해야 한다"며 목소리 높여 온 함세웅(74) 신부는 최근 웹진 '채널 예스'와 인터뷰에서 김 전 부장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 "이런 식의 청산의 의미를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데 언론이 이 책임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 신부는 "수술을 하려면 환부의 뿌리를 찾아가야 되는데 지금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며 "김재규가 재평가되는 그 날,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그게 금기시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 차지철(1934~1979)에 대한 반감이 충동적 암살로 이어졌다", "독재를 종식하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다", "미국의 사주를 받았다" 등 해석이 분분하다.

김 전 부장은 재판에서 자신의 행동이 "자유민주주의 회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은 사형 선고 전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려면은 대통령 각하께서 희생하지 아니 될 수밖에 없었다"며 "10·26 혁명이야 말로 역사상에서 가장 정정당당한 혁명"이라는 최후 진술을 남겼다. 김 전 부장의 사형은 1980년 5월 24일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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