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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 등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들이 11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증거물과 진술 등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안 전 수석과 최씨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혐의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인 대통령의 법률위반 행위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형사재판에서 취하는 입장과 마찬가지로 탄핵심판에서도 주요 증거물들과 증언의 증거력을 부인하면 대통령 탄핵심판의 절차 지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심판의 심리 자료로 쓰이고 있는 대다수가 검찰이 헌재에 건네 준 진술조서 등 수사기록이고, 대통령의 탄핵사유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증거물과 증언 등의 증거활용 부동의는 자신들의 형사재판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대통령 탄핵심판 지연에도 일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檢 수사 협조적 안종범, ‘업무수첩’ 증거능력 부인 왜? 

안 전 수석은 이날 공판에 출석해 자신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의 증거이자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요 증거이기도 한 ‘업무수첩’의 증거활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꼼꼼히 기재해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추위원 측이 헌재에 제출한 다른 어떤 증거들보다 대통령의 탄핵사유를 입증할 증거로서의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은 자신의 업무수첩이 검찰에 압수되는 과정이 위법했기 때문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증거활용에 동의하지 않았다.

검찰은 안 전 수석 측의 주장에 대해 “(안 전 수석이)헌재에 고의로 불출석한 사정을 감안하면 목적은 하나뿐”이라며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제출되는 것을 막아 탄핵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안 전 수석은 전날(10일) 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형사재판에서 먼저 대통령 탄핵의 주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자신의 업무수첩의 증거력을 훼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검찰 측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전문가들은 안 전 수석이 형사재판에서 결국은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증거력을 부여하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업무수첩의 압수수색 과정이 위법하지 않았고 절차적으로 정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안 전 수석 측의 ‘위법한 수집’이라는 주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위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탄핵심판의 유력한 증거인 업무수첩이 탄핵의 증거로 활용되는 것을 막지는 못해도 최소한 대통령 측의 지연전략에 보탬이 될 수는 있다는 얘기다. 

◇ 최순실, 검찰에 한 진술 자체 부인…탄핵심판 변수될 듯  

최씨도 같은 날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자신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등 진술절차가 위법했다며 자신의 진술 내용이 담겨 있는 검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최씨는 10일 헌재에 자신이 형사재판 준비를 불출석 사유로 제출하고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11일 형사재판에 출석해 안 전 수석이 자신의 업무수첩이 증거로 활용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시도를 한 것과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펼쳤다. 

최씨는 자신이 검찰에서 한 진술들은 모두 검찰이 자백을 강요해 이뤄진 것으로 강압에 의해 본의와 다른 진술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 경우 역시 헌재의 탄핵심판에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헌재가 10일 최씨를 증인으로 소환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최씨가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해 증언하는 내용들은 증거로 채택할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최씨가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담긴 진술조서 등을 탄핵심판의 ‘증거’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여부를 확인해 진술조서 등 전문증거에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씨가 검찰에서 한 진술 자체의 임의성을 부인했기 때문에 검찰이 헌재에 넘겨 준 최씨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사과정에 자백강요 등이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이 과정 또한 검찰이 형사재판에 출석해 관련 사실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 

헌재는 10일 최씨 등이 헌재 증인출석을 거부하자 다음 증인소환일인 16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강제구인하겠다는 엄포를 놨다. 이 때문에 최씨가 헌재 심판정 출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검찰에서 한 진술 자체의 증거력을 부인하려는 시도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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