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한 경쟁사 근처에 "직방, 양심을 잊다" 광고 건 다방

2017-01-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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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쇼핑센터 12번 출구 외부, '다방' 광고판이 붙은 1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 이하

종각쇼핑센터 12번 출구 외부, '다방' 광고판이 붙은 1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 이하 위키트리

'다방'이 경쟁업체 '직방'을 저격하는 광고를 내걸었다.

지난 29일 종각역 구내 지하상가 종각쇼핑센터를 찾았다. 쇼핑센터 1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다방' 광고가 커다랗게 걸려있었다.

광고판 7개가 나란히 붙어있으며 '직거래 중개까지', '방 등록수 1위' 등 문구가 적혀 있다. 평범한 홍보 문구 같지만 각 광고판 앞글자만 따서 읽어보면 한 문장이 완성된다. "직방 양심을 잊다"

'다방'과 '직방'은 스마트폰 앱 등에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소개해주는 업체며 서로 경쟁사다.

종각역 12번 출구에 붙은 '다방' 광고판

특히 '다방'이 해당 광고판을 설치한 종각역은 '직방' 회사가 새로 들어온 장소이기도 하다. '직방'은 종각역 인근 SC제일은행 건물로 최근 이사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방' 관계자는 지난 20일 위키트리와 통화에서 "광고대행사 5곳 이상이 (다방) 광고를 맡고 있다"며 "(직방을 겨냥한 광고를) 다방 본사에서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강준, 설현 씨가 모델을 맡은 '직방' 광고(왼쪽), 혜리 씨가 홍보 모델인 '다방' 광고 / 직방 페이스북, 다방 페이스북

'직방'과 '다방'은 치열한 상표권 분쟁을 벌였다.

앞서 지난 2013년 5월 '스테이션3'는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 '다방'을 내놨다. '스테이션3'는 다음해 2월 35류(광고업), 36류(인터넷 부동산 정보 제공업)에 'DABANG' 상표권을 출원했다.

'직방'은 비슷한 시기인 2014년 5월 '다방'이라는 상표권을 9류(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 36류(인터넷 부동산 정보 제공업)에 출원했다. 36류는 이미 '스테이션3가' 출원해 기각됐고 9류만 등록됐다. 지난 2015년 4월 '직방'은 '스테이션3'가 다방 상표권(9류)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긴 상표권 소송 끝에 지난달 9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최종 승소했다. 앞서 항고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직방이 경쟁 업체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등록 상표를 출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소비자들이 '직방' 앱을 '다방' 앱과 혼동할 가능성이 작아 직방의 업무에 현저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스테이션3'는 '직방'이 취득했던 '다방' 상표권을 모두 가져올 수 있도록 상표권 무효소송을 계속하고 있다.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