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대한 13가지 거짓말

2017-03-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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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pixabay 1. 내 운명의 주인공은 나다. 간절히 원하면 성공한다. 당신 운명의

이하 pixabay

1. 내 운명의 주인공은 나다. 간절히 원하면 성공한다.

당신 운명의 주인공이 전적으로 당신인 건만은 아니다.

삶을 좌우하는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당신 자신이며, 또 하나는 외부 세상이다. 자기계발서가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내적 심리'에만 기대고 '외적 상황'은 간과한다는 점이다.

세상의 변화, 흐름, 제도, 문화, 돌발적 사건이 개개인 삶에 끼치는 영향을 우리는 쉽게 간과할 수 없다. 간절히 원했지만 외부 상황과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는 많다.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는 건,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이지 성공을 보장하는 행위는 아니다.

2. 열정을 따르라.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 이후 '열정을 따르라'는 말은 21세기 현대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이 됐다. 하지만 20세기 이전 사람들에게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은 상당히 낯선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해야 한다' 라는 말처럼 이상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실제로 잡스도 IT분야에 처음엔 그리 열정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 맺은 딜 하나가 대박이 터져 '성공'을 거두자, 그때부터 잡스는 열정을 갖기 시작했다.

성공은 열정의 결과물이 아니라, '탁월함'의 결과물이다. 열정을 따르지만 비범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Music is my life'를 외치며 음악에 열정적으로 매달리지만 결국 평범한 음악 밖에 못 만드는 뮤지션이 널렸다.

'열정을 따르는 삶'은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불굴의 인내'를 무시하기 쉽다.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럽고 따분한 시기가 찾아왔을 때, '열정이 식었기 때문에'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게 된다.

열정에 너무 의지하는 건 좋지 못하다. 어떤 걸 잘하면 열정이 생긴다. 열정이 있기 때문에 잘하는 게 아니다.

3. 마음만 먹으면, 나는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다.

멋지지 않나? 우리가 굳게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이 될 수도 있다니. 하지만 마음 먹더라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그걸 인정하는 게 건강한 태도다.

향상이 불가능한 특정 자질들이 있다. 당신이 굳게 마음 먹는다고 해서, 강동원이나 설현이 되지 않는다. 지능이 낮다면 지능을 높일 수 없다. 키가 작다면 키를 높일 수 없다.

'자연적 한계'를 인정하면,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나를 바꿀 수 있다. 금연할 수도 있고, 책을 많이 읽을 수도 있고, 몸매를 훌륭하게 가꿀 수도 있다. 아침 5시에 기상할 수도 있다.

4.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언제부터인지 '적성'이 직업 선택에서 결정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됐다. '적성'은 우리 시대의 거대한 환상이다.

적성 테스트를 해 보면 상황과 시기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사람은 원래 복합적이다. 심리 상태는 쉽게 변한다. 내성적이니 외향적이니 하는 것들도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크게크게 영역을 대략 걸칠 순 있지만, 나에게 딱 맞는 구체적인 직업을 정하는 건 거의 무의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화심리학 식으로 얘기하면, 대충 나와 맞다고 보이는 분야에 그물을 던져서 그 중 하나가 걸리면, 더이상 "이 직업이 나와 맞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까?", "어떻게 하면 더 탁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상은 '적성'보다는 '적응'이 더 중요하다.

5. 결국 재능이다. 선천적인 DNA가 중요하다.

이게 사실이 아님은 대부분 잘 안다. 그래도 다시 거론하겠다. 사람은 '선천성 편향'이라는 특이한 심리적 편향을 갖고 있다. 선천적인 걸 찬양하고 높이 평가하는 편향을 뜻한다. 천재성, 재능 같은 단어에 우리는 몹시 끌린다. 누가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느냐를 탐지해서, 가능하다면 '교미'끼지 해서 우수한 후손을 만드는 DNA 프로그래밍 때문인지도 모른다.

선천적인 재능보다는, 어떤 목표를 향해 모든 장애물과 방해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방법을 바꿔가면서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이 성공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물론 1번에서 지적했듯이 행운도 따라줘야 한다.

6. 내가 태어난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걸 발견해야 한다.

목적론적 사고는 매우 매력적이다. 우리가 태어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찾기 때문에 종교가 생겼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우주를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우주는 더 무의미해보인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많은 일들이 우주의 관점에선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특정 의미를 지닌 것도 아니다. 유명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삶 자체는 의미가 없다. 우리 각자가 의미를 갖고 있고, 그걸 인생에 갖다 붙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꾸 인생의 의미를 묻는 건 시간 낭비다. 당신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영화를 하기 위해 태어났어", "나는 농구선수가 되도록 운명지워졌어" 이런 말들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저 레토릭 혹은 선언에 불과하다. 선언이 진실은 아니다.

내가 태어난 이유와 목적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게 아니다. A일수도 있고, B일수도 있다. 다만 당신이 B를 택해도 되지만 A를 택해서 A에 정진하는 것일뿐이다.

7. 장기적인 비전과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인생을 관통하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대표적인 거짓말 중 하나다. 성공한 사람들 인생사를 돌아보면, 어떤 비전을 향한 직선적 돌진이 아니라, 꾸불꾸불 다양한 선택과 각종 시행착오로 가득 찬 걸 볼 수 있다. 심지어 장기적인 목적이 없는 경우나, 있더라도 자꾸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

8. 외향적이어야 한다.

굳이 내성적과 외향적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오히려 '내성적이어야 성공한다'가 진실에 가깝다. 어쨌든 성공과 기질과의 관련성은 거의 없다. 내성적이어도 되고, 외향적이어도 된다. 특정 기질이 '탁월함'에 도움을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9. 인간관계가 결정적이다. 사교적이어야 한다.

잘 빠지는 함정 중 하나다. '네가 누구를 아느냐가 네 성공을 좌우한다'는 신념이다. 이 신념을 가진 사람은 부리나케 인맥을 쌓느라 노력한다. 30대까지는 개인적 자질이 중요하지만, 40세가 넘어선 사회적 자질이 중요하다는 표현도 이런 가치관에서 나온다.

하지만 성공과 사교성은 그리 큰 상관관계가 없다. 사교성은 행복에는 도움을 주지만, 성공에는 직접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당신이 어떤 분야에서 아주 뛰어나게 되면, 사교적이든 비사교적이든 세상은 당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10. '나 자신'이 되는 게 중요하다

모두가 '자기 자신'이 돼 솔직하게 행동한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 될 것이다.

11. 어떤 걸 좋아하고 흥미를 가지면, 최고가 될 수 있다.

관심을 갖는 것만으론 최고 반열에 오를 수 없다. 사람들은 소세지를 먹기 원하지, 소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듣기 싫어한다. 성취 뒤에 있는 수많은 희생과 눈물과 노력과 좌절은 매력적이지 않다.

최고가 되려면 당신 인생의 어떤 부분을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돼야 한다. 평탄한 삶, 중산층적 안정, 삶의 질, 가정 꾸리기, 자식, 교육, 가족, 친구, 여가 등등.

"희생하지 않아도 최고가 되던데요?" 물론 그럴 수 있겠다. 로또에 여러 번 당첨되는 정도의 거대한 행운만 있으면.

12. 성공하면 행복해진다

만약 행복해지기위해서 성공을 원한다면 당신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성공 후 잠깐의 기쁨'을 위해 그 모든 고통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성공과 행복은 별개의 개념이다. 성공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물론 실패하면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성공이라 부르는 단계까지 도달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우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을 주는 요소는 성공이 아니라 낙관적 태도, 좋은 인간관계, 감사함, 삶의 의미, 성장, 사랑하고 사랑받음 같은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13. 성공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것이다

성공하면 당신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 순 있다. 하지만 좋아서 몰려드는 건 아니다. '떡고물'이 떨어지는 걸 받아먹기위해서다. 성공하면 당신의 능력에 감동을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질투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은근히 분개하기까지 한다. 연예인들, 정치인들 관련 댓글에 그렇게 많은 악플이 달리는 이유도 그래서다. 성공한 사람에겐 자기는 지키지 않을 가혹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민다.

성공 자체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존경을 유도하는 진정한 감화력은 성공과 별개로 갖춰야할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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