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조직 비판기사 썼던 멕시코 여성 언론인... 괴한에 살해당해

2017-03-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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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 전문가들이 언론인 미로스라바 브레아치의 피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감식 전문가들이 언론인 미로스라바 브레아치의 피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마약범죄 조직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여성 언론인이 살해됐다.

진보 성향의 중앙 일간지인 라 호르나다는 치와와 주의 주도인 치와와 시에 거주하는 자사 소속 특파원인 미로스라바 브레아치(54)가 23일(현지시간) 아침 자신의 집 차고 밖에서 8발의 총격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브레아치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을 당시 차에는 그녀의 3자녀 중 한 명이 타고 있었다. 괴한들은 브레아치를 살해한 후 흰색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라 호르나다는 "1명 이상의 괴한이 도보로 접근한 뒤 자신의 아이를 차로 등교시키려던 브레아치를 38구경 총으로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살 현장에서 8발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브레아치는 라 호르나다와 지역 일간지인 노르테 데 후아레스에서 15년 넘게 일했다. 그녀는 마약밀매 조직과 부패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써왔다. 최근에는 흉악하기로 악명 높은 후아레스 카르텔의 한 분파인 라 리네아 조직의 수괴들 간의 갈등에 대해 보도했다. 피살 현장에서는 '폭로에 대한 대가'라고 적힌 메모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 주, 뉴멕시코 주와 국경을 맞댄 치와와 주는 마약조직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이번 주초에는 마약범죄 조직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7명이 사망한 바 있다.

멕시코에서 언론인이 살해되는 것은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2일 프리랜서 언론인이자 라 보스 데 티에라 칼리엔테의 설립자인 세실리오 피네다 브리토가 게레로 주 알타미라노 시에 있는 세차장에서 총격으로 숨졌다.

칼럼니스트인 리카르도 몬루이 카브레라도 지난 19일 베라크루스 주 코르도바 시 인근의 양가 지역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식당을 나서다가 괴한이 쏜 2발의 총알에 목숨을 잃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언론인이 많이 살해되는 나라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99명이 피살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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