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신라대 대자보 "동성애가 죄? 성평등 시대, 레즈인 나도 잡아가라!"

2017-04-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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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부산 지역 대학에서 육군 동성애자 '색출' 사건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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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대학에서 육군 동성애자 '색출' 사건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 26일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인권 단체 QIP는 공식 SNS 계정에 회원들이 쓴 대자보를 공개했다. 해당 대자보는 지난 13일 육군 한 명이 동성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군형법 92조6항(추행)에 따라 체포된 사건을 비판한 것이다. 지난 17일 해당 군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군인권센터는 "해당 군인은 합의로 성관계했다"라며 "피의자를 무리하게 구속한 것은 법관으로서 자존심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부산대 독어독문학과 15학번 양성애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부산 사투리를 넣어 '내도 잡아가라'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육군은) 군대 내 이성 간 성폭력은 눈감으면서 왜 두 사람이 합의로 동성 성관계한 것은 금지하는가?"라고 말했다.

이하 QIP

자신을 '부산대 14학번 레즈비언'으로 밝힌 글쓴이는 "나는 애 안 낳는 레즈비언"이라며 "게이 군인이 죄인이라면 나도 잡아가라"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부산대 공대 13학번 게이'로 밝힌 글쓴이는 "나는 군대를 다녀온 게이인데 왜 안 잡아가는가"라고 말했다.

자신을 '부산대 레즈비언'으로 밝힌 글쓴이는 "항문섹스가 죄라면 핑거섹스도 잡아가라!"라고 외쳤다.

지난 27일 QIP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이는 부산대 성소수자 인권 모임 QIP, 부산대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 신라대 성소수자 동아리 퀼라를 비롯한 학내 성소수자들이 연합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신라대 성소수자 동아리 퀼라 13학번 학생'으로 밝힌 글쓴이는 "이해는 안 되지만 동성애가 죄라면, 성평등 시대니까, 여성 동성애자인 나도 잡아가라!"라고 말했다.

한 신라대 성소수자 학생은 "이성애를 금지한다고 동성애자가 되는 게 아니듯이 동성애자를 처벌한다고 이성애자가 되진 않는다"라며 "동성애는 치료해야 할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