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말리다가 테이저건 맞았다” 경찰 과잉진압 주장한 10대 (사건현장 영상)

2017-05-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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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위키트리경찰에게 욕한 친구를 말리던 10대가 테이저건을 맞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튜브, 위키트리

경찰에게 욕한 친구를 말리던 10대가 테이저건을 맞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이저건을 사용해 체포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테이저건을 맞은 김태용(17) 군은 "과잉진압"을 주장하며 사건 당시 친구들이 찍어 준 영상을 위키트리에 공개했다.

경기도 오산에 사는 김 군은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힘든 일이 있다는 친구 연락을 받아 21일 새벽 0시쯤 오산시 원동 주택가 놀이터에 도착했다. 당시 놀이터 한쪽에는 다른 무리가 술에 취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김 군은 "도착한 지 10분도 안 돼 경찰차가 와서 '너희가 싸웠냐'고 묻길래 '우리가 아니라 저쪽'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군 일행에게도 서둘러 집에 가라고 했다. 김 군은 "힘들다며 위로를 받던 친구가 '아, 알았다고요. 하, XX'이라고 먼저 욕했다. 먼저 욕한 건 잘못이지만, 경찰이 갑자기 친구 목덜미를 잡으며 '너 뭐라고 했어 이 XX야'라고 하길래 말려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군 말에 따르면 경찰은 말리려고 나선 김 군 목덜미도 잡았다. 김 군이 경찰 손을 뿌리치자 경찰은 다시 김 군 목 부위를 잡고 제압하려 했다.

김 군은 "경찰 아저씨가 자꾸 힘으로 누르길래 일단 나도 버텼다. 그러자 경찰 두 명이 더 와서 한 명은 내게 헤드록(팔로 머리를 감싸 조르는 동작)을 걸고, 다른 경찰은 내 몸을 잡았다. 결국 떠밀린 내가 바닥에 넘어졌는데, 그때 갑자기 경찰이 허벅지에 전기충격기 같은 걸 들이댔다"고 주장했다.

김 군은 "모두 13차례 전기 충격기 같은 무기에 당했다"고 말했다. 무기 정체는 테이저건이었다. 김 군은 "허벅지에 처음 맞고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두어 번 더 맞고 몸에 힘이 풀렸는데 수갑 한쪽이 채워졌고 계속 전기 충격을 당했다. 중간에 기절했는데, 영상을 촬영한 친구들 말로는 경찰이 계속 전기 충격을 줬다고 한다. 나중에 병원 가보니 몸 곳곳에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21일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입건돼 22일 화성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태용 군 목덜미에 긁힌 상처 / 김태용 군 제공

김 군은 테이저건에 맞은 부위에 응급 처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군 아버지 김보민(43) 씨는 "오늘(22일)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이 아들에게 학생이니까 일을 키우지 말고 빨리 축소하자고 말했다"며 "경찰에게 '우리 아들에게 공무집행방해죄가 있으면 엄중하게 처벌하자'고 했다. 어린 애에게 테이저건 쏘라고 세금 낸 게 아니"라고 했다.

김 씨는 "아들 진단서와 친구들 진술서도 갖고 있다. 경찰 청문감사실과 청와대에도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기절하고 깨어난 애에게 수갑까지 채워놨다니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화성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테이져건을 사용한 건 맞지만 전기만 통하는 스턴 기능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33분쯤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경찰관이 귀가하라고 설득하던 중 1명이 욕설을 하며 경찰관 멱살을 잡고 폭행했다. 이후 여러 명이 가세해 제압의 필요성이 있어 테이저건 1정을 사용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친구가 욕설은 했지만, 멱살을 잡고 폭행한 일은 결단코 없다"며 "놀이터에 달린 CCTV 자료를 찾아 증거로 써달라고 경찰서 형사1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군이 사건 발생 후 페이스북에 사건 영상과 개요를 올리자 일부 네티즌은 김 군 일행이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군은 "오후 11시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간 것이라 술을 마신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식당 사장님,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모두가 알고 있다"며 "놀이터 다른 쪽에서 싸움하던 사람들 때문에 오해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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