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을 일으킨 '국산 대중 스포츠카' 9가지 (스쿠프부터 스팅어까지)

기아자동차 페이스북

한국 자동차 시장은 척박하다.

'세단' 아니면 실패한다는 공식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그러다가 최근 SUV가 인기를 끌면서 천편일률적인 한국 자동차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치백·웨건형 자동차는 한국 시장에서 비인기 차종으로 고전하고 있다. 스포츠카 역시 소수 부유층이 타고 다니는 전유물로 인식되곤 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른바 '대중 스포츠카'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정통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성능은 아니지만 일반 자동차보다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한 자동차,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빼어난 디자인을 갖춘 자동차를 '대중 스포츠카'로 부른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스팅어'는 제로백 4.9초(3.3 터보 모델 기준)를 기록하는 등 정통 스포츠카 못지 않는 성능을 자랑하기도 한다.

스쿠프부터 스팅어까지. 국산 대중 스포츠카 9가지를 정리했다.

1. 스쿠프 (현대자동차)1990년 2월 출시된 국산 최초 대중 스포츠카다. '자동차=세단'이라는 공식이 당연시된 그때 파격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1991년 5월부터는 독자 개발한 1.5ℓ 알파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에 터보 차저를 더한 스쿠프 터보는 그 해 10월부터 판매됐다. 스쿠프 터보 최고 속도는 시속 205km로 당시 화제를 모았다.

2. 티뷰론 (현대자동차)

1996년 4월 출시됐다. 출시 전인 1995년 SBS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에서 랠리카 버전으로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수입차 못지 않은 감각적인 실내외 디자인은 당시 큰 호평을 받았다. 국산 승용차 최초로 포르쉐와 공동 개발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3. 엘란 (기아자동차)

1996년 7월 출시됐다. 지붕을 수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로드스터 형태 대중 스포츠카다. 기본적인 설계는 영국 자동차 회사 로터스가 했다. 기아자동차는 엘란 판권을 인수한 뒤 독자 개발 엔진을 장착해 판매했다. 물고기 등뼈를 형상화한 '백본 프레임(Backbone Frame)' 바디를 채택해 경량화를 실현하기도 했다.

4. 티뷰론 터뷸런스 (현대자동차)

1999년 5월 출시됐다. 기존 티뷰론 디자인 등을 개선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당시 유행한 트윈 써클 타입 헤드 램프를 장착했다. 최고급 모델인 '타입 R'은 2.0ℓ 베타 엔진을 장착해 최고 속도가 시속 225km에 달했다. 탤런트 류시원 씨 등이 레이싱 경기를 할 때 애용한 차량이기도 했다.

이하 유튜브, n35a2

5. 투스카니 (현대자동차)

2001년 9월 출시됐다. 티뷰론 후속 차종이다. 국산 승용차 최초로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V6 2.7ℓ 델타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 '엘리사'도 판매했다.

6. 제네시스 쿠페 (현대자동차)

2008년 10월 출시됐다. 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국산 대중 스포츠카는 대부분 전륜 구동 방식이었다. 국산 자동차 최초로 제로백 6초대(3.8ℓ V6 람다 엔진 기준) 벽을 깼다. 수많은 국내 레이싱 대회에서 경주차로 애용됐다. 지난해 5월 판매가 중단됐지만 현재까지도 마니아층이 두텁다.

7. 포르테 쿱 (기아자동차)

2009년 6월 출시된 소형 대중 스포츠카로 승용차 '포르테'의 쿠페형 모델이다. 포르테는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포르테 쿱은 합리적인 가격과 빼어난 디자인으로 자동차 마니아에게 사랑 받았다.

8. 벨로스터 터보 (현대자동차)

2011년 3월 출시됐다. 운전석 쪽 도어 1개, 조수석 쪽 도어 2개인 '비대칭 도어'를 채택했다. 비대칭 도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독창적인 방식이다. 2015년 1월 출시된 '더 뉴 벨로스터'는 1.6ℓ 감마 터보 GD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대신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9. 스팅어 (기아자동차)

2017년 5월 출시됐다. 후륜 구동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매치했다.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패스트백'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아자동차는 3.3 터보 모델 기준, 스팅어 제로백이 4.9초라고 밝혔다. 역대 국산 대중 스포츠카 가운데 가장 빠른 제로백이다. 스팅어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성능 테스트를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