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삶을 살았던 조선 시대 후궁 8인

2017-06-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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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은 여인 / 셔터스톡 조선 시대에서 왕의 여자 중 왕비, 즉 중전마마가 아니었던

한복을 입은 여인 / 셔터스톡

조선 시대에서 왕의 여자 중 왕비, 즉 중전마마가 아니었던 여인들은 '후궁'으로 불렸다.

조선 시대는 물론 왕정국가에서는 대를 이어 왕위에 오를 자녀가 중요했다. 일부일처제 대신 자녀를 낳을 첩을 여럿 두는 일부다처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때였다.

조선왕조 후궁들은 왕의 본처인 중전 대신 왕위를 이을 세자를 낳기도 했다. 때에 따라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던 까닭이다.

조선왕조에서 왕 못지않게 유명한 후궁 8인을 추려봤다.

1. 조선 시대 '역전 인생'의 아이콘 숙빈 최 씨

숙빈 최 씨(1670년 12월 17일~1718년 4월 9일)는 궁에서 가장 무시당하는 계급인 무수리였다. 까다롭게 선발되는 궁녀가 아니었던 탓에 남편과 사별한 기혼 여성이었다는 설도 있다.

SBS 드라마 '대박'에서 숙빈 최 씨를 연기한 배우 윤진서 씨 / SBS 드라마 '대박'

무수리였던 최 씨는 숙종의 눈에 들어 숙종의 아들을 낳는다. 그중 둘째 아들이 조선 21대 왕인 영조다. 영조는 어머니 숙빈 최 씨가 무수리 출신이라는 이유로 즉위 후에도 정통성 문제에 시달렸다.

2. 야망이 넘쳤던 경빈 박 씨

SBS 드라마 '여인 천하'는 조선 11대 임금인 중종의 후궁을 다뤘다. 특히 경빈 박 씨(1492년~1533년)는 중전인 문정왕후와 대립각을 이룬 인물로 묘사됐다.

SBS 드라마 '여인 천하'에서 경빈 박 씨를 연기한 배우 도지원 씨 / 이하 SBS 드라마 '여인 천하'

경빈 박 씨는 중종의 총애를 받아 첫아들인 복성군과 옹주 두 명을 낳았다. 장자를 낳았지만, 명문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전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박 씨는 중전 다음인 경빈 자리에 올랐으나, 끝내 사약을 받고 사사됐다.

3. 순한 성격이었던 창빈 안 씨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경빈 박 씨와 대조적 인물이었던 안 씨(1499년~1549년)의 칭호 '창빈'은 사실 그가 죽은 뒤 붙여진 것이다. 안 씨는 생전 숙용에 봉해졌다. 그의 손자인 하성군이 선조가 되면서 '창빈' 칭호로 추존됐다.

SBS 드라마 '여인 천하'에서 창빈 안 씨를 연기한 배우 최정원 씨 / 이하 SBS 드라마 '여인 천하'

창빈 안 씨는 궁녀로 입궁해 중전인 문정왕후의 곁을 지켰다. 그 결과, 그는 '조선왕조 후궁 중 유일하게 천수를 누린 최후의 승리자'로 묘사된다.

창빈 안 씨 묘소는 현대사인 대한민국 전임 대통령 묘소 인근에 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뒤쪽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에 둘러싸여 있다.

4. 왕을 사로잡은 여인 공빈 김 씨

공빈 김 씨(1553년 11월 16일~1577년 6월 13일)는 선조의 첫 후궁이자 가장 총애를 받은 여인이었다. 선조와 공빈 김 씨는 광해군과 임해군을 낳았다.

MBC 드라마 '허준'에서 공빈 김 씨를 연기한 배우 박주미 씨 / MBC 드라마 '허준'

공빈 김 씨는 아들 둘을 낳아 당시 궁궐에서 위세가 드높았다. 선조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았지만, 요절했다.

5. 장희빈

본명이 '장희빈'으로 알려질 만큼, 희빈 장 씨(1659년 9월 19일~1701년 10월 8일)는 대중적인 인물이다. 숙종의 후궁으로 중전이었던 인현왕후와 대비되는 캐릭터였다.

희빈 장 씨 본명은 장옥정이다. 궁녀 나인 출신으로 숙종의 눈에 들어 숙종의 뒤를 잊는 경종을 낳았다.

조선 역사에서 유일하게 궁녀 출신으로 중전 자리에 올랐지만, 인현왕후가 복위되면서 후궁으로 강등되었다. 희빈 장 씨는 숙종에게 자결하라는 명령을 받아 숨졌다.

조선왕조실록은 희빈 장 씨에 대해 매우 아름다운 미모를 지녔다고 기록했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희빈 장 씨를 소재로 사극을 만들 때는 당대 최고 인기 여배우를 희빈 장 씨역으로 섭외하곤 했다.

역대 희빈 장 씨 역을 연기한 배우는 김지미, 남정임, 윤여정, 이미숙, 전인화, 정선경, 김혜수, 이소연, 김태희 씨 등이다.

KBS 드라마 '장희빈'에서 희빈 장 씨를 연기한 배우 김혜수 씨 / 이하 KBS 드라마 '장희빈'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장옥정(희빈 장 씨)을 연기한 배우 김태희 씨 / 이하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6. 영빈 이 씨

영빈 이 씨(1696년 8월 15일~1764년 8월 23일)는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를 낳은 인물이다. 영빈 이 씨는 왕대비였던 인원왕후 처소에 있던 궁녀였다가 영조의 승은을 입어 사도세자와 옹주 세 명을 낳았다.

영화 '사도'에서 영빈 이 씨를 연기한 배우 전혜진 씨 / 영화 '사도' 스틸컷

영빈 이 씨가 낳은 아들은 바로 중전의 소생으로 입적돼 세자로 책봉됐지만, 영조의 미움을 사 뒤주에서 죽임을 당했다.

영빈 이 씨의 세 딸 중 화평옹주와 화협옹주는 영조의 사랑을 받았지만, 화평옹주는 출산 도중 숨지고 화협옹주는 질병으로 요절하고 말았다. 영빈 이 씨는 자식들이 잇달아 불행을 당해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알려졌다.

7. 장녹수

연산군의 후궁이었던 장녹수(?~1506년)는 춤추고 노래하는 노비 가노 출신으로 알려진다. 양반과 첩 사이에서 태어나 가노 신분으로 있다가 연산군 눈에 들어 궁에 들어갔다. 입궁 전 두어 번 결혼을 했었다는 설도 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장녹수를 연기한 배우 강성연 씨 / 이하 영화 '왕의 남자' 스틸컷

장녹수는 주색을 밝히던 연산군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인물로 묘사된다. 특히 연산군을 아이처럼 다뤘다는 기록도 있다.

장녹수는 중종반정 때 사람들 보는 앞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장녹수의 시신은 처형장에 그대로 버려져 군중의 돌팔매질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MBC 드라마 '역적'에서 장녹수를 연기한 배우 이하늬 씨 / 이하 MBC 드라마 '역적'

8. 영보당 이 씨

영보당 이 씨(1843년~1928년 12월 17일)는 조선왕조 말기 고종의 후궁이었다. 상궁 신분이었지만, 고종의 첫사랑이었기 때문에 중전 민 씨(명성황후)보다 먼저 아들을 낳았다.

명성황후는 중전이 된 직후 고종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알려진다. 당시 고종은 영보당 이 씨에게 푹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고종이 명성황후에게 빠지게 되면서 영보당 이 씨는 아들 완화군 말고는 기댈 곳이 없었다.

KBS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영보당 이 씨를 연기한 배우 정선경 씨 / 이하 KBS 드라마 '명성황후'

세자가 되지 못한 완화군은 다 자란 후 궁 밖에서 살아야 했다. 영보당 이 씨도 완화군과 함께 궁 밖으로 나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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