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북한군 병사 "대북 확성기 방송 듣고 한국 동경했다"

2017-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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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3일 밤 북한군 병사 1명이 경기도 최전방 지역 중부전선에서 귀순했다. 이 병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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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밤 북한군 병사 1명이 경기도 최전방 지역 중부전선에서 귀순했다. 이 병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7시 50분쯤 중부전선에서 북한군 1명이 아군 GP(소초)로 귀순했다고 밝혔다. GP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우리 군 장병들은 남쪽으로 넘어온 북한군을 안내해 일반전초(GOP) 부대로 넘겼다.

당시 우리 군 초병이 북한군 병사가 GP 전방으로 이동하는 것을 관측했다. 귀순 병사는 선임병에게 나무를 해오겠다고 보고하고 부대를 나와 그대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포복으로 우리군 GP 앞 500m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병은 북한군 병사 의도를 확인한 다음 안전하게 유도해 신병을 확보했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남북간 교전은 없었다.

KBS방송 등에 따르면, 귀순한 북한군은 상병 정도 계급인 20대 초반 병사다. 전방초소 경계병이었던 귀순병은 키가 175cm로 북한군 중에서는 큰 편이었다. 체중은 52kg에 불과했다.

방송은 "이 병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탈북자들이 전하는 한국의 발전상을 동경하게 돼, 귀순할 마음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4월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에서 큰 불이 났을 때 탈북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화재 때문에 비무장지대에 매설된 지뢰 중 상당수가 제거됐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북한군 귀순 병사는 군 합동신문에서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사들의 불만이 크다"고도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15일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집권 이후 주민 환심을 사기 위해 전투식량을 보관하는 '2호 창고'를 개방해 북한군의 식량 사정이 매우 악화했다"며 "북한군 내부에선 '강하게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뜻의 '강영실 동무'란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신문에 전했다.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군이 귀순한 것은 작년 9월 29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중동부전선에서 북한군 병사 1명이 MDL을 넘어와 우리 군 GP로 귀순했다.

앞서 2015년 6월에는 중동부전선에서 북한군 10대 병사 1명이 MDL을 넘어왔다. 이 병사는 귀순 직전 우리 군 GP 근처에서 하룻밤 잔 것으로 드러나 우리 군은 경계에 소홀했다는 질책을 받았었다.

2010년 이후 북한에서 MDL을 넘어온 귀순자는 5∼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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