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현실" 한국 남편이 살해한 베트남 신부들

2017-06-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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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열린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 추모집

2012년 7월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열린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 추모집회' 장면 / 뉴스1
2012년 7월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열린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 추모집회' 장면 / 뉴스1

한국에서 사망한 베트남 여성들 명단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이하 이주여성센터)는 공식 페이스북에 "나도 그 베트남 이주여성일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허오영숙 활동가가 이주민방송 'MWTV'에 기고한 글이다.

허오영숙 활동가는 "2010년 7월 부산에서 한국 남편이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을 살해했다"라며 "한국으로 입국한 지 7일 만이었고, 고작 스무 살이었다"라고 말했다.

허 활동가는 "강남역 살인 사건 때 많은 한국 여성이 우연히 강남역에 있지 않았던 이유로 살아남았음을 인식한 것처럼 이주 여성도 이 일이 '나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자각했다"라고 밝혔다.

MWTV "나도 그 베트남 이주여성일 수 있습니다"
허 활동가는 글과 함께 최근 이주여성센터에서 집계한 국내 사망 이주여성 명단 일부를 공개했다. 대부분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 죽었다. 가해자는 거의 한국인 남편이었다. 그는 "언론보도나 이주여성 지원 기관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공유 60회를 넘기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고 있다.

국내 사망 이주여성 명단 (집계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레*** (2007년 3월 대구, 베트남)

임신한 몸으로 갇혀있던 아파트 9층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다 떨어져 사망

후*** (2007년 6월 충남 천안, 베트남)

입국 한 달만에 남편에게 무차별 폭력을 당해 갈비뼈 18대 부러져 사망

쩐*** (2008년 3월 경북 경산, 베트남)

입국 일주일만에 14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사망

체** (2010년 3월 강원 춘천, 캄보디아)

보험금을 노린 남편이 수면제 먹이고 방화하여 사망

탓**** (2010년 7월 부산, 베트남)

입국 일주일만에 조현병 환자인 남편에 의해 칼에 찔려 사망

강** (2010년 9월 전남 나주, 몽골)

가정폭력 피해 몽골여성 E씨를 보호하려다 E씨 남편에 의해 칼에 찔려 사망

황** (2011년 5월 경북 청도, 베트남)

출산한지 19일 만에 남편에 의해 칼로 난자당해 사망

팜*** (2012년 3월 강원 정선, 베트남)

조현병 남편에 의해 사망

리** (2012년 7월 서울 강동구, 중국)

평소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에 의해 칼에 찔려 사망

김** (2012년 7월 강원 철원, 중국)

남편의 폭력으로 4일 동안 뇌사 상태로 있다가 사망

응*** (2014년 1월 강원 홍천, 베트남)

남편이 목졸라 살해

전*** (2014년 1월 경남 양산, 베트남 )

남편이 목졸라 살해

서** (2014년 7월 전남 곡성, 베트남)

남편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

아*** (2014년 8월 충남 천안, 캄보디아)

보험금을 노린 남편이 교통사고를 위장해 살해

김** (2014년 11월 경기 수원, 중국)

동거남이 살해

응*** (2014년 11월 제주, 베트남)

한국 남성이 살해

누*** (2014년 12월 경북 청도, 베트남)

남편이 살해

이** (2015년 12월 경남 진주, 베트남)

이혼 후 자녀 면접권을 가진 전남편이 아이와 함께 살해

부*** (2017년 6월 서울, 베트남)

시아버지가 살해

국제결혼 건으로 이주여성 인권이 침해받는 일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베트남 신부가 상품으로 올라온 사실을 보도했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